[OSEN=경산, 손찬익 기자] "거의 다 나은 것 같다".

윤성환(31, 삼성 투수)의 1군 복귀가 임박했다. 7일 광주 KIA전에 앞서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던 윤성환은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훈련 및 치료에 몰두하고 있다.

17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윤성환은 "거의 다 나은 것 같다. 현재 90% 이상 회복한 것 같다. 70~80% 정도로 러닝을 했는데 괜찮다"면서 아직 100%로 뛴 건 아니지만, 통증이 없으니 괜찮아진 것 같다"고 빠른 회복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당시 단거리 러닝 도중 왼쪽 허벅지에 이상 증세를 느꼈던 윤성환은 "(통증이) 딱 오는 느낌이 들었다. 2년 전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적이 있었기에 곧바로 멈췄다. 그때 멈추지 않았다면 (근육이) 찢어졌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군 일정에 익숙한 윤성환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가장 고달프다. "1군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밥을 먹고 TV 좀 보고 나면 자정이 넘어도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1군 패턴으로 하다간 오전에 운동을 못한다. 요즘에는 오후 3~4시께 집에 도착하면 잠이 쏟아진다. 야구 중계를 보다가 잠이 들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2~3시간 지난 뒤 눈을 뜨지만, 다시 자야 한다".

'아침형 인간'으로 탈바꿈(?)한 윤성환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지만,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일찍 시작해 일찍 마치는 만큼 여유도 많은 것 같다"고 장점을 늘어놓기도.

그라운드 밖에서 야구를 지켜보는 느낌은 어떠할까. 평소 TV 중계를 즐겨 보는 편인 윤성환은 "흔히 바둑이나 장기에서 훈수를 둔다는 말처럼 TV 중계를 통해 야구를 보면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 또는 성향 같은 게 더 잘 보인다.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기도 하고 다른 투수들이 던지는 걸 봐도 뭔가 느낀다"고 배움의 기회로 여겼다.

윤성환은 팀 내 선발진 가운데 평균 자책점(3.20)이 가장 좋은 편. 그만큼 투구 내용이 좋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즌 성적은 3승 4패에 불과하다.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지난 1일 대구 두산전서 9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완투패를 당한 바 있다. 어쩌면 이 모든 게 투수들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아쉬운 적도 있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윤성환은 조심스레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달 19일 넥센전서 2⅔이닝 7실점(9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으로 무너졌던 그는 "요즘 유행어처럼 멘붕(멘탈붕괴)이 와서 무너졌는데 그때 다시 생각하게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 넥센전 이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막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25일 SK전(7이닝 1실점)과 1일 두산전(9이닝 2실점)서 잇달아 호투를 뽐냈다.
 
윤성환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 때 룸메이트 차우찬과 함께 30승 합작을 다짐한 바 있다. 올 시즌 사이좋게 15승씩 거두기로 다짐했던 윤성환과 차우찬은 현재 4승에 불과하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투수로서 기대를 모았던 차우찬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윤성환의 생각. "우찬이와 함께 날아 볼테다. 우찬이도 원래 하던 선수니까 잘 할 것이라 믿는다. 나 또한 부진해 내려온게 아니니까 올라가서 잘 할 자신있다".

윤성환은 "몸이 근질거린다"고 했다. 하루 속히 1군에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불러줘야 가지 않겠나"고 너스레를 떨었던 윤성환은 "갑자기 다치게 돼 정말 죄송하다. 물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 관리를 못 했으니 그런 것"이라며 "(1군에) 가서 다 갚고 싶다. 감독님께서 이번달 5할 승률 +3승이라고 하셨는데 더 해야 한다. 빨리 올라가서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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