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숨진 김군 5층에서 투신 결론 내려
- 5층 대형 스피커를 발판 이용, 창문 통해 투신
- 가해학생 경찰 조사 무산
지난 2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김모(15)군은 당초 경찰이 발표한 15층이 아닌 아파트 5층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대구 고교생 투신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성경찰서는 김군이 투신한 수성구 모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발췌해 분석한 결과 숨진 김군이 지난 2일 오후 4시26분께 아파트 102동 엘리베이터를 탄 뒤 3층과 5층에서 내린 정황을 행적수사 결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김군은 3층에서부터 5층을 오르내렸으며, 계단 창문틀에는 김군이 창틀을 오르려고 한 선명한 손자국과 창문 안쪽 벽면을 발로 밟은 흔적을 확인됐다. 특히 5층에서는 아파트 한 주민이 이곳 계단 안쪽에 보관 중이던 대형 가구형 스피커 2대 중 1대가 창문 쪽으로 옮겨졌던 사실도 확인 됐다.
경찰은 김군은 이날 자살을 마음먹고 3층에서부터 5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창문넘어 아래쪽을 살피며 혼자서 고민했으며, 끝내 5층에 있는 대형 스피커를 발판으로 이용, 창문을 통해 투신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경찰은 김군이 투신 후 추락당시 아파트 1층 비 막이 난간에 부디 쳐 떨어져 그 충격에 따른 사망원인이 가장 신빙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경찰은 김군이 당초 알려진 15층에서 투신해 숨진 것이 아니라 5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6일 숨진 김군 등이 지목한 가해학생 A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A군의 부모의 강한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A군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전하고, 불안 증세가 악화됐다는 김군의 부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경찰이 A군의 집에 찾아갈 당시 A군은 심적인 안정을 위해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고 있었던 것.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의 동의 없이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A군의 부모를 상대로 빠른시일에 조사를 받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은 7일 오후 2시 대구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신과 담당 의사의 진료를 지켜본 후 의사의 소견를 토대로 A군의 소환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김군이 사망일인 지난 2일 같이 축구를 한 14명 중 8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2009년 4월부터 A군(16)이 김군을 지속적으로 폭행해 온 정황이 확인했다. 또한 A군이 평소 축구경기를 할 때 김군이 실수를 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차는 폭행도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지난 2일 축구경기 이후 PC방에 함께 간 김군 등 친구 5명의 친구들의 조사에서도 당시 김군과 A군은 "PC방에서 나온 후 사소한 시비로 인해 말다툼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한편 김군의 발인식이 6일 오전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김군의 시신은 대구 수성구 명복공원 화장장에서 화장 절차를 거친 뒤 경북 영천 은해사의 수목장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