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국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로 변신한 도미노 피자를 만나볼 날이 올까? 대답은 ‘아니오’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도미노 피자가 ‘배달 전문’이라는 전통적인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변신하고 있는 피자헛, KFC 등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행보다.
WSJ에 따르면 도미노 피자는 인도 현지에 440곳의 매장을 열었고, 이들 매장은 매년 21%씩의 동일매장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인도에서의 성장은 도미노의 전체 국제사업부문의 동일매장 매출 성장에도 한몫해, 2011년 동안 도미노의 국제사업부 동일매장 매출은 6.8% 증가했다. 이같은 성공에 고무된 도미노 피자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터키 등 다른 신흥시장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처드 앨리슨 도미노 피자 국제사업부 사장은 “신흥시장에서도 우리는 배달·테이크아웃형 피자라는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며 “패밀리 레스토랑 모델을 도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마이웨이’ 식 접근법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레스토랑 전문 애널리스트인 사라 세나토어는 “현재 중국에 새로운 브랜드로 진출하는 것은 10~20년 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며 “아직 문화가 다소 뒤쳐진 인도에서의 성공이 중국과 브라질에서의 성공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맥도날드, 피자헛, KFC등 다른 경쟁업체가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의 매장을 연 한편 도미노 피자의 전략인 배달 서비스까지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경쟁 업체인 피자헛은 중국에 135개의 홈서비스 매장을 열었지만 도미노 피자의 매장은 10여개에 불과하다.
그대신 도미노 피자는 신흥국에서 ‘마스터 가맹점’ 시스템을 활용해 인기를 모으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가맹점주와 도미노 피자가 함께 투자하는 합작 개념으로, 가맹점주가 도미노 피자에 내야 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앨리슨 사장은 “도미노 피자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테이블 서비스가 없어 투자비용이 적고, 브랜드 사용료도 적어 가맹점주들을 끌어들일 매력이 충분하다”며 “현지 가맹점주를 통해 현지인의 입맛에도 맞춰갈 수 있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현지 가맹점주들 덕분에 말레이시아에서는 새우를 듬뿍 얹은 메뉴를, 인도에서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식 피자를 내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