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야구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들은 그래서 제각각 개성을 드러낸다. 홈과 투수 사이의 18.44m, 루와 루 사이의 27.43m, 홈에서 외야 담장까지 76.2m만 지켜지면 어떤 형태로 지어져도 상관 없다.
한화도 홈구장으로 쓰는 대전 한밭야구장 리모델링을 통해 작은 변화를 준다. 기존의 좌우 98m, 중앙 114m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지상 2층의 관람석을 지상 3층으로 증축해 관중석이 기존의 1만500석에서 1만4000석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스카이박스' 뿐만 아니라 팬들이 조금 더 가까이 야구를 볼 수 있도록 '익사이팅존'도 짓는다. 약 600석 정도 익사이팅존에 들어올 수 있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는 경기력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익사이팅존은 롯데의 부산 사직구장, SK의 인천 문학구장에도 있다. 내야와 외야 사이의 파울 지역에 돌출돼 있다. 종종 선수들이 익사이팅존으로 날아가는 파울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올 시즌 대전구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 될 수도 있다.
익사이팅존이 설치되면 타자보다 투수가 불리해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파울 지역이 좁아지면 파울 플라이가 될 것이 파울이 되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몸푸는 1~3루 불펜을 외야 지역의 실내 공간으로 옮기지만 내야의 파울지역에 익사이팅존에 생기기 때문에 일부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파울지역이 크게 좁아질 수 있다.
외야 파울 플라이가 파울로 되면 타자가 유리해진다. 대전구장은 리그에서 펜스 거리가 가장 짧은 구장이다. 전통적으로 타자 친화적인 곳이다. 가뜩이나 펜스 거리도 짧은데 파울 지역까지 좁아진다면 투수들이 적잖은 고생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익사이팅존은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와 10m 정도 떨어져 있고, 좌석의 높이도 낮기 때문에 현장감이 넘친다. 실감나게 야구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티켓이 잘 팔려 나가는 좌석. 마케팅 면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사고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도 따라야 한다.
한화 구단에서 최대 50억원의 추가 지원금 의사까지 나타낸 대전구장은 1만4000석 증축으로 5월초 완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1만4000석으로 관중석을 늘리게 됨에 따라 사직구장(2만8500석)-문학구장(2만8000석)-잠실구장(2만7000석)에 이어 전체 4번째 관중수용력을 자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