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못된 여왕(mean queen).' 뉴스위크 최신호는 작년 2월 이집트 민주화 혁명으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부인 수잔 무바라크(71)를 이렇게 표현했다. 수잔이 지난 30년 이집트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있는 동안 전통 질서를 중시하는 우아한 여성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인적 야심과 가문의 영광을 추구하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막후에서 이집트를 통치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집트 출신 외과의사 아버지와 영국 웨일스 출신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잔은 17살 때 당시 군인이었던 30세의 무바라크와 결혼했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자 수잔은 아동과 여성 복지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도서관·박물관 개설과 확충에 앞장섰다. 수잔은 이런 활동을 하면서 내심 노벨 평화상 수상이라는 개인적인 야망을 추구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수잔은 숨겨진 실세이기도 했다. 특히 무바라크가 국정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던 5년 전부터는 수잔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한다. 미국의 한 전직 관료는 "이집트 민주화를 가장 반대했던 인물도 수잔"이라고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수잔은 무바라크 일가 중 유일하게 재판에 회부되지 않았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이집트 검찰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았고, 두 아들도 수감 중이다. 수잔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구금됐으나, 340만달러의 자산과 카이로 자택을 압수당하고 풀려났다. 그는 현재 카이로 외곽의 한 빌라에서 매달 남편 앞으로 나오는 연금 1만5500달러(약 1800만원)를 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집트인들의 평균 월급은 약 100달러 수준이다.
입력 2012.01.11. 03:18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