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3.0시대의 한국 교육은 학생도, 학부모도, 사회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학교생활을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기쁘거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약간 불행' 혹은 '매우 불행'이라고 답한 것이다. 대부분 중3 이상으로,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16세 이상 학생의 경우엔 60.4%로 더 높았다.

또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42%), 교사에게 질문 혹은 반대 의견을 냈다가 꾸중을 들은 적이 있으며(45.4%), 부모와의 주 대화 주제는 공부(성적·42%)라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부모 역시 아쉬움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학생들의 개성·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인적자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학부모의 70%가 '전혀 그렇지 않다'거나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체로 그렇다'나 '매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29.7%에 불과했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75%도 현재 한국의 교육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이렇게 된 이유로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수업 방법(5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우리 사회는 그래도 사회 갈등의 매듭은 교육에서 풀어야 한다는 '교육 희망론'을 잃지는 않았다. 학부모의 58.3%, 기업의 65%가 교육시스템의 발전과 개혁이 자본주의 문제 극복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이 가능(학부모 72%, 기업 78.5%)한 만큼 학생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견해 이를 키워주고,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 노력을 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