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잘못 쓰기 쉬운 '피로 회복'을 '피로 해소'로, '소개시키다'를 '소개하다'로 표기하는 등 정확한 표현법을 구사하는 조선일보가 최근 관계 당국과 함께 국어정책토론회를 시리즈로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은 수수께끼처럼 복잡하고 어려워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두 가지만 제언한다.
첫째, 예컨대 장대비, 국가빚, 사이시옷, 머리말 등을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장맛비, 나랏빚, 사잇소리, 혼잣말' 등은 왜 사이시옷을 표기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규정은 거꾸로 언어 당국이 앞장서서 사이시옷 남용을 예정해놓고 일부 잘못된 발음 습관을 규정화한 측면도 있다. 'ㄴ소리가 덧나는 것'이라는 규정대로라면 애국가의 '동해물'도 '동햇물'로 써야 맞는 것 아닌가?
많은 국민은 물론 일부 방송 종사자마저 잘못된 발음 습관으로 등끼(등기), 창꼬(창고), 물껀(물건), 쳇쯩(체증) 굣꽈부(교과부) 등으로 강하게 발음하고 있다. 이러다간 우리말이 된소리와 거센소리에 휩싸여 일본 발음화하고 머잖아 '장맛삐, 나랏 ' 등이 표준어가 될 판이다. 대다수 국민이 장마비, 나라빚으로 발음하고 있는 것처럼 명백히 잘못된 합성어 표기는 물론이고 설령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도 내과, 화병, 요점 등으로 표기하면 된다. 과거 잘못 발음하던 관건(관껀), 효과(횻꽈) 같은 낱말도 조금씩 바로잡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된 맞춤법으로 한글이 자꾸 훼손 왜곡의 길로 향하고 있다. 해법은 간단하다. 귀걸이 코걸이 식의 사이시옷 규정을 폐지하고 곳간, 숫자, 갓길, 깃발처럼 굳어진 합성어만을 표준어로 규정에 추가해나가면 된다.
둘째, 소고기와 쇠고기를 쓸데없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다보니 혼란과 복잡만 가중되고 있다. 소의 부속물에 따라 쇠가죽은 맞는데 쇠달구지는 틀렸단다. 그렇다면 염쇠고기, 황쇠가죽은 맞는 표기인가? 이런 차이를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해법은 간단하다. '소'로 단일화하면 된다.
우리말도 국제화하고 있다. 맞춤법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면 국민들도 '에라 모르겠다'하고 아무렇게나 쓰게 된다. 세계의 자랑인 한글을 아름답게 보존 유지하기 위해서도 언어 정책 당국이 가능한 한 원어와 원음에 충실한 원칙으로 단순화하면서 국민들이 알기 쉽고 쓰기 편하게 맞춤법을 개정하길 바란다.
입력 2011.07.1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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