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재 미국대사가 7일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인 도시 하마를 전격 방문했다. 시리아 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시리아 주재 로버트 포드 대사가 시리아 정부 측에 계획을 통보하고 이날 하마를 방문했다"면서 "시위 참가자 수십명을 만나 평화적 시위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미국 대사가 하마를 방문한 이유는 변화를 원하는 시리아인들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8일에도 포드 대사가 하마에서 시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1982년 3만여명이 숨진 대학살의 기억을 가진 하마는 최근 반정부 시위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 4일 군을 동원해 폭력 진압에 나서 최근 2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는 미국 대사의 하마 방문은 무단으로 이뤄진 것이며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사전 허가 없이 미국 대사가 하마를 방문한 것은 미국이 시위에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미국은 시리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해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벌어진 시리아 시위 사태로 현재까지 1400명이 숨졌다고 인권단체들은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