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직원들이 연쇄적으로 자살하는 '포항 괴담'의 실체는 뭘까.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포항 괴담, 끝나지 않는 죽음의 도미노'라는 주제로 연쇄 자살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포항 괴담, 끝나지 않는 죽음의 도미노’ 방송 캡처

방송에 따르면 포항에서는 지난해 7월 7일부터 나흘 동안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직원 4명이 잇달아 시체로 발견됐다. 1차 자살자 고(故) 이정미(가명)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2~3일 간격으로 2차와 3차 자살자가 나왔다. ‘포항 괴담’의 시작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자살 러시’는 이후로 계속됐다. 지난해 10월엔 다른 유흥업소 여직원이 자살했고, 올 1월과 3월에도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 13일에는 고(故) 박수진(27·가명)씨가 스스로 생을 달리했다.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포항에서 모두 8명의 유흥업소 여직원이 목숨을 끊은 것이다.

유흥업소 여직원들이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살한 여성들은 유서에 선불금과 높은 이자 상환에 시달린다고 썼다. 이 방송은 유흥업소 여직원들이 선불금을 갚기 위해 현금, 카드 수수료, 마담 수당, 이자, 곗돈 등 빚을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빚보증을 서 줄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여직원들은 서로 빚보증을 서게 되는데, 한 명이 자살하면 그 빚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왜 하필 포항일까.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직원들의 80~90%는 포항출신이다. 업주들이 빚을 갚지 않거나 도망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포항출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여직원들은 자신들로 인해 가족에게 피해를 볼까 봐 두려움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빚을 갚지도, 도망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여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분석이다.

방송은 지역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관계도 연쇄자살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한 유흥업소 여종업원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신고를 해도 단속 들어온다고 미리 다 연락이 온다”며 “형사들도 유흥업소에 회식 자주 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