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서울지방보훈청 취업지원팀장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머리를 짧게 깎고 해병대에 입대하는 모습을 각종 TV 뉴스 및 연예프로그램을 통해 접하고 우리 국민들은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인기 절정의 배우가 일반 병과가 아닌 해병대를 자원해 입대하는 모습에 일각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찬사까지 쏟아졌다. 최근 일부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병역 기피가 심심치 않게 행해지는 상황에서 그의 모습은 분명히 칭찬을 받을 만한 행동임에는 틀림없으나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열광적인 관심과 찬사를 받을 만한 이슈였을까?'란 의문을 가져보면서 우리 사회의 병역의무 의식과 자화상에 씁쓸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역사는 지난 5000년 동안 숱한 외세 침략으로 얼룩져 있다. 멀지 않은 근대사에서는 일제강점기 36년과 6·25 전쟁을 겪었으며, 오늘날은 중국의 동북공정 야욕과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인해 우리 역사와 국토를 지키기 위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국가의식도 문제거니와 "안중근 의사가 어느 병원 의사예요?"라고 물어볼 정도가 되어버린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역사교육 부재가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사회 일각으로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를 새로 집필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역사과목을 고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는 계획도 들린다.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서 역사를 교양 필수과목으로 결정했다는 소식 또한 반가운 일이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도발이라는 비극을 겪고 나서야 우리는 이러한 사회 인식의 변화를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부디 우리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들 앞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그 넋을 기리며, 그분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돌아보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