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서울 강남에 '한일문화연구소'를 열어요. 한국인과 일본인이 교류하면서 서로를 전하고 배우는 공간이죠. 그에 앞서 3일엔 서강대에서 '한일문화포럼' 창립식을 갖고요."
서강대 문학부 신혜경(65) 교수는 "한일문화포럼은 음악회와 두 나라의 음식·복식에 관한 프로그램이 중심"이라며 "1년에 두 번 한국·일본을 오가면서 열 예정"이라고 했다. 발기인으로 유종하 적십자 총재,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반도 마리코 쇼와여대 총장, 고소 도샤키 소피아대 이사장, 에지리 미호코 NJO재팬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일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가르친 지 30년 됐어요. 이제 양국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때가 아닌가 싶어 나서 봤어요. 일단은 '일상을 통해 배우는 교류'에 착안했습니다." 그는 최근 '신혜경 교수와 함께 읽는 일본문화'라는 책도 냈다. 일본에서 주부로, 대학원생으로, 대학강사로 있으면서 겪은 일본인의 문화와 의식에 대한 시각을 담았다.
신 교수는 1978년 남편과 일본으로 가 상지대에서 사회언어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소피아대 등에서 한·일 언어비교 등을 강의했다. 그러다가 1993년 귀국해 서강대에서 일본학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시간에 한국에 온 일본인 유학생들과 일본으로 유학 갔다 온 한국 학생들이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요.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죠. 존댓말의 경우, 우리는 나이가 중요한 반면 일본은 친밀도를 중시한다는 걸 알게 됐죠. 이런 차이점들을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신 교수는 "많은 한국 사람이 일본인을 난해한 민족으로 여긴다"며 올봄 대지진·원전사태 와중에 불거진 독도문제를 예로 들었다. "저 역시 '좋은 친구가 많은 나라인데 왜 저럴까'하는 난감한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본인 개개인과 일본이란 나라를 떼놓고 생각해야만 해석이 가능해요." 그는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로 오랜 시간 불편하게 지내온 게 사실"이라며 "그럴수록 다양하고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이해를 쌓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입력 2011.06.0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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