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알파벳도 몰랐지만 이제 간단한 회화는 막힘없이 가능해졌어요."
2005년 북한 양강도에서 탈북한 김모(30)씨는 작년 6월부터 주한 영국대사관이 지원하는 영어교육 시범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그는 "북한에선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영어가 한국에선 직장을 구하고 정착하려면 필수"라며 "영어 때문에 고민 많았는데 영국대사관이 도와줘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탈북자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주한 영국대사관이 후원자로 나섰다. 대사관은 작년 6월부터 1년 예정으로 탈북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통일부와 포니정 재단, 아산재단, LG주식회사, 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English for the Future(미래를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교육을 받은 탈북자는 아산재단, 한국투자증권 등 11개 후원기업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일할 기회도 주어진다.
새로 무료 영어교육을 받게 된 탈북자는 47명으로 이미 직업이 있거나 영어 실력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20~30대로 선발했다. 이모(32)씨는 "올해 한국외대 중국어학과에 입학했지만 영어를 배운 적이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영국 국무성 후원을 받아 전액 장학금으로 영국으로 1년 유학 가는 탈북학생도 나왔다. 선발된 오세혁(34)씨는 "통일을 위해 무언가 기여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마틴 유든 주한영국대사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좋은 직업을 찾고 고등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영어가 큰 장애가 되고 있음을 알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