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검열이 일상화돼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새로운 인터넷 감독기구를 설치한다. 지난 2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이 "인터넷망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시한 뒤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 중국이 온라인 콘텐츠와 통신망을 감독할 국가인터넷정보국(SIIO)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새 기구는 콘텐츠 관리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과 통신기술 부문을 감독하는 산업정보기술부, 관련법을 집행하는 공안부의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신화통신은 SIIO가 중국의 온라인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조율·감독할 것이며, 온라인 뉴스보도와 관련한 기업 승인도 담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새로운 인터넷 감독기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검열이 더 강화돼 전반적인 산업 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관리 기구를 하나로 통합해 오히려 온라인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단 중국에서 트위터(미니블로그)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빠르게 퍼지면서 이른바 '황금방패(金盾)'로 불리는 검열 시스템 작동이 어렵게 되자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한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미니블로그가 중국 내 정보와 미디어 통제에 관한 새로운 전쟁터가 됐다"고 보도했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가운데 외부에 본사를 두고 국내 영업은 자회사가 맡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 중인 중국 대표적 포털 '시나닷컴'이나 검색엔진 '바이두'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이들은 뉴욕 증시에서 매우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지만, 만일 감독 당국이 허가 권한을 내세워 이들의 경영구조를 불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감독기구가 오히려 온라인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중국의 모든 인터넷 기업은 주무부처인 산업정보기술부에서 인터넷 콘텐츠 공급자 인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는 국가전파영화텔레비전, 온라인 게임업체는 신문출판총서와 문화부의 승인을 각각 추가로 받아야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겹겹 구조의 감독기구 탓에 2009년 세계적인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중국판은 신문출판총서와 문화부가 서로 감독권을 주장하며 승인이 연기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즉, 복잡한 관리체계를 간소화하는 게 오히려 온라인 업계를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