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언제부터 대한민국 사교육의 중심지가 되었을까? 이성곤 아이비학원장은 2009년 12월 발표한 '사교육 중심지 강남의 형성과정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통해 흥미로운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1세대 강남 사교육의 문을 열다

1970년대 후반 정부의 강남개발 정책이 시작되면서 강북의 명문 고교들이 대거 강남으로 이전됐다. 강북 중산층의 강남지역 유입으로 인해 그들의 교육열도 고스란히 강남으로 옮아갔다. 지금의 강남, 그 중에서도 대치동의 사교육 열풍을 주도했던 핵심인물은 바로 학부모들이었다.

이성곤 아이비학원장은 "1994년 1월부터 대치동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서한샘, 한태희씨 등의 강남 사교육을 이끈 1세대 스타강사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원장은 "당시 1세대 스타강사들은 강북에서 이주한 중산층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강남에 자리잡게 됐다. 초창기에는 소개를 통해 팀수업이나 과외를 진행하는 형태였으며 점차 수학, 영어, 국어, 논술 등 과목별 전문학원이 주를 이루게 됐다. 처음부터 강남 출신의 스타강사들이 존재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강의 타고 대형 입시전문학원 등장

1990년대 초반까지 강남 사교육 시장을 이끌었던 1세대 강사들에 이어 떠오른 2세대 강사들. 그들은 인터넷이라는 교육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온라인 강의를 통해 그 역량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원장은 "지금까지도 강남 대치동 사교육 시장의 핵심역량으로 자리하고 있는 2세대 강사진은 온라인 인프라와 함께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이다. 2세대 강사들은 온라인 강의 열풍 속에서 스타강사로 자리매김한 후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대형 입시학원을 설립·운영하면서 대치동 사교육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치동 사교육 시장은 2세대와 3세대 강사진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대부분의 2세대 강사들은 학원장이나 운영진으로 존재한다. 3세대 강사진은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사교육 열기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원장은 "현재 강남 사교육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이 바로 '일타강사'이다. 강남 대치동에서 말하는 '일타강사'는 단순히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수가 많은 강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강남에서 손꼽히는 '일타강사'는 자기관리와 학생관리가 철저한 강사이다. 상위권 학생들의 수업요청이 많고 그들에게 인지도와 호명이 높은 강사이다. 교재와 입시경향 등을 연구하는 연구팀과 학생들의 수업태도, 성적, 만족도, 피드백까지 관리하는 관리팀까지 겸비한 강사가 진짜 일타강사"라고 설명했다.

◆그들만의 리그는 옛말

강남 사교육의 초창기가 진행되던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일명 '돼지엄마'라는 정보 매개체가 존재했다. 돼지엄마란 스타강사를 소개하고 유입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정보 공급자를 말한다.

이원장은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돼지엄마가 강남 학원가의 원장이나 입시상담실장 등을 도맡아 운영했다.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정보공급매체가 등장하면서 대치동의 트렌드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대치동 어머니들의 입시정보가 전국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대치동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의 20~30%는 광진구, 분당, 인천, 부천 등 타지역 학생이 차지할 정도"라며 대치동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원장은 "과거에는 대치동 학원가라고 하면 은마아파트 사거리에서 대치역사거리를 일컬었다. 지금은 역삼역, 한티역, 휘문고 사거리까지 그 의미가 확장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목 중심의 대치동 학원가가 현재는 내신관리형 전문학원으로 변화됐다. 교육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관리형 학원이 대치동 사교육을 이끌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는 옛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