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연봉이나 상금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척도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21일 스포츠 선수의 연봉과 상금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ESPN은 이번 조사에서 광고료나 대회 초청료 등 경기 외 수입은 제외하고 가장 최근에 끝난 시즌을 기준으로 공식 연봉 또는 대회 출전에 따른 상금만 집계했다. 182개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최고 연봉 선수를 순위로 매긴 결과가 흥미롭다.

로드리게스와 파퀴아오가 최고

국가별 최고 연봉자 순위의 맨 꼭대기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6·미국)와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3)가 차지했다. 양키스에서 지난 시즌 346억원을 받은 로드리게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미국 1위이자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총수입 10억달러(약 1조원)를 돌파했다고 밝힌 우즈는 지난 시즌 순수 대회상금에선 로드리게스에 밀렸다.

공동 1위 파퀴아오는 프로 복싱에서 사상 처음으로 8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의 게임이 있는 날이면 조국인 필리핀에선 정쟁과 노사 분규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파퀴아오가 지난 한 해 벌어들인 346억원은 2010년 필리핀 1인당 국민소득(217만원)의 약 1만59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국은 박지성, 북한은 정대세

국가별 최고 연봉자 순위에선 축구가 114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구(18명), 야구(12명), 자동차 경주(6명), 골프(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그 나라 스포츠의 지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지형도를 비웃는 이들이 '초고소득자'로 분류되는 F1(포뮬러원) 선수들이다. '축구의 나라'로 통하는 스페인영국, 브라질의 최고 연봉 선수는 F1 스타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와 루이스 해밀턴(영국), 펠리페 마사(브라질)다.

최고 연봉 선수라 하기엔 머쓱한 이들도 있다. 인구 1400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니우에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스포츠 선수인 마이클 잭슨은 지난해 육상으로 540만원을 벌었다. 네팔에선 연봉 900만원의 축구 선수 사후칼라가 최고 소득의 스포츠 스타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50억원의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북한에선 '자이니치(재일 한국인)'인 정대세(독일 보훔)와 안영학(가시와)이 6억7000만원의 연봉으로 최고로 꼽혔다.

팀 평균 연봉 최고는 바르셀로나

프로팀 평균 연봉에선 스페인 축구의 양대 산맥인 FC바르셀로나(85억원)와 레알 마드리드(79억원)가 뉴욕 양키스(메이저리그)와 LA 레이커스(NBA) 등 미국의 거대 구단을 따돌리고 1·2위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따진 결과에선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10억원의 연봉으로 축구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지난달 '프랑스풋볼'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축구 선수로 꼽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순수 연봉에선 호날두에 뒤졌다.

종목별 최다 수입에서 한국 선수는 두 종목에서 1위에 올랐다. 여자 골프에서 최나연(SK텔레콤)이 20억원, 여자 당구에서 김가영이 7300만원의 상금 수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