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구시가지에서는 과거 기지촌을 떠올리게 만드는 오래된 건물도 많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느닷없이 원통 모양에 등대처럼 솟아오른 색다른 건물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과연 용도가 뭔지 절로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마치 화재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했던 망루처럼 보인다. 그러나 벌써 5개나 들어선 이런 형태의 건물은 동두천시가 명물로 내세우는 '지혜의 등대'로, 작은 도서관이다.
지혜의 등대는 지난 2005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한쪽에 도서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해에는 동두천초등학교와 소요초등학교에 각각 연면적 131㎡, 137㎡ 규모로 만들었다. 사동초등학교(198㎡)도 2006년에 문을 열었다. 대개 2층 구조의 건물로 1층에는 도서를 보관하며 열람이나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2층은 공부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위쪽의 전망대에는 자율방범대원들도 근무한다.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부터는 학교 바깥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합운동장의 등대는 높이 15m에 면적 395㎡로 제법 규모가 크다. 1층과 2층에 4000여권을 갖춘 서가와 북카페 분위기가 나는 열람실 80석,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검색 코너도 마련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등대로 올라가 전망도 즐길 수 있다. 역시 2007년 개관한 도심광장의 등대는 팔각정 모양이다.
동두천 지혜의 등대는 브라질의 이름난 생태도시인 꾸리찌바의 '지혜의 등대(Farol do Saber)'를 본떴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도 꼽히는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와 대형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시설이다. 등대마다 책을 소장하고 소외된 빈민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혜의 빛을 밝히고 있다. 밤에는 치안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