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이들이 자려고 하지 않을 때, 어른들은 흔히 “잠을 많이 자야 키 큰다”, 혹은 “빨리 자야 키 큰다”라는 말로 달래곤 한다. 무심코 흘려듣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상당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잠은 건강과 성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한창 키가 크는 아이들은 잘 때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므로, 아이가 많이 잔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키가 크려면 뼈가 자라야 하는데, 성장호르몬은 뼈 성장을 담당하고 있어 잠을 충분히 잘 때 뼈 역시 잘 자라게 된다. 키 큰 아이 중에 잠꾸러기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
그밖에도 성장호르몬은 망가진 세포나 조직을 회복시켜주는 능력이 있는데, 깊은 숙면을 할 때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따라서 숙면은 피로 회복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부모의 키가 큰데도 불구하고 작은 아이들 중에는 생후 1-2세 때 잠을 잘 못자고 보채고 울었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또 아이에게 야뇨증이나 야경증이 있는 경우에도 성장이 더디게 된다.
야뇨증은 밤에 자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이불에 지도를 그리게 되는 증상으로, 이러한 경우 아이는 불안감에 깊은 잠을 자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야경증은 잠자리에 든 뒤 2~3시간 후에 갑자기 깨어 놀란 것 같이 불안상태로 울부짖거나 뛰어다니다가 진정되면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 전혀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보통 정신적인 히스테리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예민하거나 마음이 불안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자다 깨기를 반복하게 된다. 꿈을 많이 꾼다거나 잠꼬대, 이갈이, 코골이 등도 수면장애의 증상들이다.
따라서 아이가 잘 크게 하고 싶다면, 마음 편히 푹 잘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다. 침실은 어둡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으며, 주변 환경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편안함을 느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기 전에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TV를 보게 되면 자극을 받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제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가 학업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장클리닉 하이키한의원 대전점 박승찬 원장은 “잘 자라는 아이들과 덜 자라는 아이의 차이는 성장호르몬이 얼마나 자주, 많이 분비되는가에 달렸다”며 “수면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귀비성장탕을 사용한다. 귀비탕이나 온담탕과 같은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고유의 처방에 성장촉진 한약을 배합하여 사용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원인과 체질에 따라서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키도 잘 자라고 몸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상태가 심한 경우는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