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한 번 하실까요?"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역 부근 레스토랑 '미즈 컨테이너(Mies Container)'. 댄스음악 사이로 잘생긴 남자 종업원이 테이블에 다가와 왼손을 들었다. 수줍게 웃던 여성 손님. 종업원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었다.

입구에선 "손님 입장하십니다. 헤이 브라보!"란 큰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이에 맞춰 "안녕하세요!"라고 종업원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건물 밖엔 70여명의 손님들이 레스토랑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분위기가 활달하고 종업원들도 다 잘생겨서 여기만 오면 기분이 좋아져요."(강지희씨·26)

‘미즈 컨테이너’ 종업원 김진욱씨가 손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미즈 컨테이너’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미즈 컨테이너'가 젊은 여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구에서 출발해 작년 7월 강남에 입성한 '역진출' 레스토랑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창업자 이창희(33) 사장은 동국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6년 100㎡(30평)짜리 식당을 누나로부터 물려받아 성공시켰고, 2008년에는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에 '미즈 컨테이너'를 열었다. 이듬해 대구에 2호점을 연 뒤 서울 강남을 공략했다. 이 사장은 "서울이라고 다를 게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모험을 걸었다"며 "맛이나 서비스에 대한 손님의 반응이 빠르다는 점 외엔 서울과 대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복층으로 이뤄진 미즈 컨테이너는 연면적 약 462.8㎡(140평). 이 사장은 "20~30대 여성 고객이 주 타깃으로, 하루 손님은 1000명에서 1500명 정도"라고 말했다. '미즈'는 이 사장의 아버지가 수입하던 식기용품의 상호명이고, '컨테이너'는 컨테이너 속에 들어온 느낌을 주고 싶어 붙인 이름이다. 천장까지 닿는 거대한 철제 크레인, 벽면에 붙은 낡은 포스터, 철제 캐비닛 등 고물상에서 수집한 물건들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 사장은 "영국 여행할 때 폐공장 안을 개조한 식당을 갔다가 컨테이너 레스토랑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곳의 매력은 에너지 가득한 분위기이다. 종업원 30여명은 모두 남자인데,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하얀 두건을 쓴 이들은 손님보다 신나고 열성적으로 보였다. 배우 지망생인 종업원 김진욱(29)씨는 "손님보다 즐거워야 식당이 살아난다고 종업원 모두 생각한다"며 "처음엔 어색했지만 일하면서 성격이 활달하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꽃미남 종업원들의 하이파이브는 여성 손님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메뉴는 이 사장이 만들어 먹던 음식의 레시피를 정리해 개발했다. '미즈 컨테이너'는 공식 전화번호와 인터넷 홈페이지가 없어 예약을 안 받는데도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시대에 역발상에 가깝다. '미즈 컨테이너'는 새로운 레스토랑이 문을 열면 독특하고 맛있는 식사에 돈을 아끼지 않는 20·30대 여성들이 몰리면서 독특한 마케팅에 성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