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성은 오승환이 제자리를 찾았을 때 무게감이 더해진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건강한 컴백을 진행중이다. 시범경기에 두차례 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16일 넥센전에선 5-4로 앞선 9회에 등판해 깔끔하게 1이닝을 틀어막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덕분에 삼성은 시범경기 들어 3연패 끝에 첫번째 승리를 따냈다.
오승환은 올시즌 삼성 마운드 운용의 시작과 끝이다. 그가 거뜬하게 마무리를 맡아주면 정현욱과 권오준 등 셋업맨들이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그리 되면 삼성은 선발진이 난조를 보일 경우 스윙맨 안지만을 선발로 돌릴 수도 있다. 긍정적인 의미의 연쇄반응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최고의 마무리를 되찾았다는 자신감이 팀 전체에 퍼질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2년간 완전히 쉰 게 아니다. 매번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완전히 몸을 만든 상태는 아니었다. 때문에 조금 던진다 싶으면 얼마 안가 난타당하거나 부상이 도지면서 또다시 1군 리스트에서 이름을 감추곤 했다. 2009년에 2승2패19세이브에 방어율 4.83, 지난해에는 4세이브에 방어율 4.50이었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근육이 찢어졌던 어깨와 뼛조각 때문에 통증이 있었던 팔꿈치를 완전히 치료한 상태다. 16일 넥센전에서 최고 148㎞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전혀 통증이 없었다. 오승환 스스로도 통증이 전혀 없다는 점을 기뻐하고 있다.
손가락이 길지 않아 포크볼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는 오승환은 전훈캠프에서 투심패스트볼을 연마했다. 실전에서 쓰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결과가 괜찮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오승환에게 중요한 건 역시 직구 구위와 자신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근 "역시 승환이는 직구 볼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의 묵직한 공끝을 자랑했던 2005~2006년의 구위를 되찾는다면, 최근 2년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밋밋한 변화구조차 위력을 갖게 된다.
정말 중요한 한해다. 야구인들은 "올해마저 부진하면, 오승환은 앞으로 그런저런 수준의 투수로 남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로선 희망적이다. '끝판왕'의 건강한 컴백이 기대된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