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케니 레이번일까 아니면 마이크 존슨일까.
SK 와이번스에 새롭게 가세한 짐 매그레인(33)이 대만에서 활약한 외국인 우완 투수라는 점에서 어떤 기량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SK는 31일 미국 출신의 우완 투수 매그레인을 총액 3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영입했다. 189cm의 키에 94kg의 몸무게를 가진 매그레인은 지난 시즌 슝디 엘리펀츠 유니폼을 입고 대만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SK는 우수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 글로버와 함께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는 '로또'로 불리지만 일단 제대로 뽑아 놓으면 직접적인 팀 전력 상승을 꾀할 수 있다. 특히 투수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서는 외국인 투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또 매그레인이 대만 출신이라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2007년과 2008년 2년 동안 활약한 '케니 레이번'이라는 성공사례와 동시에 2009년 잠깐 스치듯 지나간 '마이크 존슨'의 실패사례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레이번은 16승 5패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소속팀 대만 라뉴 베어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해 코나미컵(아시아시리즈)에서는 니혼햄을 상대로 7⅓이닝 3피안타 1실점하며 호투, 영입전 끝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레이번은 2007년 첫 시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올렸다. 32경기에서 17승 8패 3.2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SK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2008년에는 부상이 겹치면서 5승(3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30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편이었다. 팀 융화에 부정적이라는 평가 때문에 재계약이 불발에 그쳤지만 성적만 보면 2년 동안 통산 22승 11패 평균자책점 3.28으로 괜찮았다.
존슨은 레이번보다 더 기대를 모았다. 2003년과 2005년 KIA에서 뛴 적도 있는 캐나다 출신 존슨은 2008년 레이번과 같은 라뉴에서 뛰었다. 성적에서는 레이번보다 더 월등한 20승 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더불어 대만 프로야구 MVP와 올해의 투수상을 휩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캐나다 대표로 나서 좋은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2009년 존슨은 달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더니 불펜 투수로만 두 차례 등판하는데 그쳤다. 존슨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카도쿠라 켄이었다. 카도쿠라는 그 해 28경기(선발 23경기)에서 8승 4패 1홀드 5.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렇듯 레이번과 존슨이 극과 극의 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매그레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극단적이다. 매그레인은 지난 11월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 2차전 슝디 선발로 등판, 6⅔이닝 4실점(2자책)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인상적인 피칭을 한 것도 아니었다.
김성근 감독은 매그레인에 대해 일단 "글쎄"라며 평가를 보류했다. "컨트롤은 좋은 것 같더라"면서도 "대만전에서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 "SK에 어울리는 투수"라는 아리송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매그레인의 성공 여부는 일단 한국,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SK 야구에 얼마나 빨리 녹아드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SK의 전훈지인 일본 고치 캠프에서 서너차례 영입 테스트를 가졌던 가네무라 사토루는 재계약 불발에 그쳤다. 가장 큰 이유는 볼 스피드 때문이었다. 구속이 130km대에 머물렀고 볼끝도 좋지 않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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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번-매그레인-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