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압송된 소말리아 해적들이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한국 유치장이 아프리카 호텔보다 좋다고 하는 등 엉뚱한 모습을 보였다.

31일 해경 관계자는 “해적 5명 가운데 압둘라 시룸(21)이 한국에 압송된 이후 '한국은 매우 좋은 나라 같다'는 말을 반복했고, 유치장에 입감된 다른 해적들도 아프리카에 있는 어지간한 호텔보다 한국 유치장이 낫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해적들은 또 한국 사람을 납치하고 총부리까지 겨눈 범죄자 신분인데도 얼굴을 가리고 경찰력을 동원하는 등 우리 정부가 이들의 인권 및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도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 음식에도 잘 적응했다. 해적들을 수감하고 있는 부산해양경찰서 측은 “해적들이 31일 아침에 제공된 밥과 김치, 두부구이 등을 ‘굿(Good)’이라는 감탄사까지 연발하며 모두 남김없이 비웠다”며 “특히 쌀밥과 김치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해적들은 앞으로 큰 벌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적 중 나이가 가장 어린 학생 출신 아울 브랄라트(19)는 지난달 30일 경찰 조사 도중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시종일관 눈물을 흘렸고, 한 해적은 조사를 받다가 “석 선장이 살아 있느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적들은 군인(알둘라 알리, 아부카드 아에만 알리)과 어부(무함마드 아라이)출신이지만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이들이 열대지방 출신임을 감안해 유치장에 히터를 가동하고 바닥에 설치된 전기패널도 작동시켰지만, 해적들은 “이불을 더 갖다 달라”고 요구하는 등 난생처음 접하는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