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말리아 해적은 어떻게 먼 바다까지 나가 배를 납치하나요?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곳은 아라비아해로, 소말리아 해역에서 2000㎞나 떨어진 곳이라고 하던데, 해적들이 작은 배로 어떻게 멀리까지 나가 큰 배를 점거할 수 있나요. /서울 양천구 독자 김지훈씨

A: 母船에 고무보트 3~4척 실어… 소말리아 해안서 2000㎞까지 진출
    
큰배도 수면에서 높이가 10여m에 그쳐 철제 사다리 놓고 올라가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인 1만1500t급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된 곳은 그동안 많이 알려졌던 아덴만이나 소말리아 인근 해역이 아니라 오만이란 앞쪽의 아라비아해가 맞습니다. 정부가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도 바로 이 피랍장소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탄 선박은 2006년 4월 동원호 이후 이번에 8번째 피랍을 당했습니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 640마일(약 1184㎞)을 왕복하며 우리 상선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처럼 2000㎞나 떨어진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막기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 무대는 최근 들어 아라비아해와 인도양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소총과 로켓포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배를 납치할 때는 소형 고무보트 등을 이용하는데,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고무보트 3~4척을 모선(母船)에 싣고 다닌다고 합니다.

먼바다까지 큰 배를 타고 이동한 뒤, 목표가 되는 상선 등이 나타나면 작은 배를 내려 순식간에 점령해버린다는 것입니다.

해적들은 배를 납치하는 데 있어 거의 전문가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전직 특수부대원 등을 고용해 철저한 분업으로 순식간에 배를 납치하는 게 이들의 수법이지요. 작년 4월 피랍됐다가 950만달러를 지불하고 풀려난 삼호드림호는 31만9000t에 길이가 330m가 넘고, 최고 높이가 30m에 달하지만 해적에게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해적들은 2~3척의 고무보트로 배의 앞과 옆에서 위협을 하면서 주로 배 후미를 통해 올라타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전체 배의 높이가 20~30m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물에 잠기는 높이가 있는 데다가 항해를 할 때는 배 후미가 물에 더 깊이 잠겨 수면에서 높이가 10m 이내가 된다고 합니다. 작년 삼호드림호의 경우도 항해 때는 함미가 수면에서 5.9m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적들은 10m 정도 되는 철제 사다리를 걸치고 재빨리 배 위에 올라타 소총 등으로 선원들을 위협해 배를 점령했다는 것이지요.

정부는 이런 해적들의 전술과 수법 등을 철저히 연구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