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학가에 '학점인정' 인턴십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학점인정 인턴십은 방학이 아닌 학기 중에도 산업현장에서 일하며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고 실무능력 향상을 통한 경력 개발을 돕기 위함이 목적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대학들은 방학중 인턴 프로그램만 일부 학점을 인정했다. 학기 중에는 일부 개별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현장연수와 정부의 직장체험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만 일부 학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무역량이 높은 인재를 요구하는 사회와 기업의 수요와 취업교육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학점인정' 인턴십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기 중 인턴십을 통한 학점이수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학점 인정폭도 다양하다. 한 학기 최소 1학점부터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해준다고 한다.
건국대는 일정한 자격 갖춘 기업의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학기 중 인턴십에 대해서도 학점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2011학년도 1학기부터다.
건국대는 최근 건국대가 취업을 앞둔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자율형 학기 중 인턴십 학점 인정제'를 도입키로 했다.
건국대은 '기업실무연수'라는 과목으로 인턴십의 특징에 따라 전공선택 또는 일반교양으로 교과목을 설치하고 실습기간에 따라 3학점(4주 이상~6주 미만)에서 최대 15학점(15주 이상)까지 인정해줄 예정이다.
건국대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따라 국내 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 연구기관 중에서 한 곳을 골라 학과 주임 교수의 추천이 들어간 신청서를 내면 인턴십 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인턴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한양대도 학기 중 인턴십의 경우 학점을 인정해 주고 있다. 한 학기 최대 15학점까지다. 전공·교양과목 모두 해당된다. 지도교수가 전공 또는 교양학점의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인턴십 업무에 따라서다.
성공회대는 전공학점만 인정해준다. 인턴십을 통해 학생들의 전공 실무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한 학기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해준다.
학점인정은 물론 학생들의 인턴 급여까지 보조해주는 학교도 있다.
상명대는 2009년부터 학점인정 인턴십제도를 실시했다. 인턴십 중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4개월 코스 직장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두 달은 노동부가 40만원, 나머지 두 달은 대학이 40만원의 급여 지원금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매월 40시간 4개월 근무를 하면 전공선택 15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인턴근무만으로 한 학기 전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셈이다.
중앙대는 안철수연구소, 삼성전자와 산학협력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는 경우 고용노동부와 소속 회사에서 각각 40만원씩 지급하는 월급도 받는다. 학점은 소속 회사에서 평가해 부여한다.
삼성전자에는 전기전자·전산·기계·물리 등 분야에서 한 학기에 40명 내외의 학생이 파견된다. 우수 인턴십 수료자에게는 취업 과정에서의 특혜도 있다.
학점인정 인턴십을 시행중인 대학들은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고해웅 건국대 취업지원팀장은 "학생들이 자기 전공과 맞는 기업체에서 인턴십을 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학기 중 인턴십의 학점인정 확대를 통해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인턴십만으로 한 학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한 학기를 수업을 듣지 않고 인턴십만으로 보내는 것은 등록금 낭비라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 때문인지 실제로 이화여대는 최대 3학점까지만 인턴십 학점을 인정해주고 있다.
인턴십을 통한 실무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대학교육을 충실히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