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1기 수료생을 배출한 이후 사법연수원은 올해까지 총 40기에 이르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석 수료자로 대법원장상을 받은 사람은 많은 주목을 받지만, 지금까지 총 40명의 수석수료자 중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등 최고위직에 오른 사람은 김황식 국무총리가 유일하다. 김 총리는 사법연수원 4기를 수석으로 수료하고 2005년 대법관에 올랐다.
'법원의 꽃'이라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 판사직에 오른 수석수료자 출신도 이종욱(1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권오곤(10기) 전 구 유고전범국제형사재판소 부소장, 김용덕(1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한승(17기)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 4명에 불과했다. 성적이 곧바로 관운으로 이어지진 않은 셈이다.
출신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법대가 압도적이다. 올해 수석 수료자인 강인혜씨(40기)를 포함 34명이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법대가 아닌 서울대 졸업생도 3명이었다. 출신 고등학교별로는 연수원 초창기인 1970년대에는 경기고 출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10년간은 외고 출신들이 우세하다. 사법연수원 1~10기까지는 경기고 출신이 6명이었지만, 31~40기는 대원외고 출신 3명, 한영외고 출신 2명이었다.
출신지 별로는 1~10기에서는 전남 출신 3명, 11~20기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 출신이 3명 서울 출신이 3명이었다. 21~30기에서는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경남 지역 등 경상도 출신이 총 6명이었다. 하지만 31기부터 최근 10년간 서울 출신이 7명을 차지했다.
최근 10년간 수석수료자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여풍(女風)이다. 1~30기에선 여미숙(21기) 사법연수원 교수(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겸직)가 유일한 여성 수석 수료자였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올해 수석인 강씨를 비롯해 총 6명의 여성이 수석을 차지했다.
수석 수료자는 대개 판사직을 택한다. 수석이 검찰에 지원한 경우는 2명뿐이다. 최근에는 김앤장 등 대형 법무법인(로펌)을 선택하는 경우도 생겨나는 게 특징이다. 수석수료자 중 처음으로 로펌행을 택한 것은 신희택 변호사(7기). 첫 직장으로 김앤장을 선택한 신 변호사는 M&A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김앤장 간판 변호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07년 서울대 법학대학원(로스쿨)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 총리 바로 앞 기수인 3기 수석 수료자는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다. 그는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