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제3의 도시 브리즈번에 '물폭탄'이 쏟아져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12일(현지시각) 호주 abc방송과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동부에 있는 브리즈번 등 퀸즐랜드주(州)에 시간당 3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폭우로 브리즈번 강둑이 터지면서 도심으로 많은 양의 물이 들이닥쳤다. 이 폭우로 10명이 사망했고, 90여명이 실종됐으며 집과 사무실 등 2만여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호주는 지난 11월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폭우로 인해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고 있다. 내륙 곳곳이 물바다가 된 가운데 '물폭탄'에 가까운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프랑스독일 영토를 합친 것과 같은 면적이 물에 잠겼고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60억 호주달러(약 6조원)를 넘어섰다고 한다. 주민들은 잠겨 버린 집의 지붕 위로 올라와 구조를 기다리는 등 곳곳에서 '홍수 지옥'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호주 제3의 도시 브리즈번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집과 사무실 등 2만여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의 고충은 또 있다. 연일 비가 계속되면서 불어난 물을 타고 악어가 주거지에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습기가 차면서 쥐와 개구리가 많아졌고 덩달아 뱀까지 늘었다.

호주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는 이유에 대해 기상청 기후예측과 김지영 연구관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이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주택이 밀집한 도시 지역일수록 침수 등 경제적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면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피해가 유독 컸던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구조 시스템이 구축된 도시지역은 인명피해가 크지 않지만 침수 등 경제적 피해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비가 쏟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지 못한 인프라 취약성도 지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구름이 퀸즐랜드와 인접한 뉴사우스웨일스주로 접근하면서 호주 정부 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를 포함해 인구가 가장 밀집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자연의 힘에 의한 두려운 상황의 연속"이라고 11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