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like cheese?"

"Yes, I like cheese."

서울 장충동의 충무초등학교 영어전용교실. 한창 진행 중인 영어수업 모습이 여느 수업과 사뭇 다르다. 학생들이 둘씩 짝을 지어 게임을 하고, 교사가 나눠준 영어 단어카드를 들고 교실을 돌아다니며 영어로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다. 신이 난 듯 자신 있게 영어를 말하는 학생들의 표정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영어교구 활용하는 놀이식 교육 확대

초등학교 영어수업이 달라지고 있다. 교과서와 오디오북으로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며 영어를 배우던 모습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 지난 2007년부터 초등학교에 영어전용교실이 들어서고, 다양한 학습교구와 멀티미디어 기기가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돕기 때문이다. 주입식 교육보다 직접 보고·듣고·만지는 '놀이식 교육'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의 변화도 한몫을 했다.

놀이식 교육은 다양한 학습교구를 이용해 진행하기 때문에 영어가 어려운 과목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언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놀이를 통해 입체적으로 말하기, 쓰기를 익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만든다. 충무초 이인숙 영어전담 교사는 "교구를 활용하면 아이들이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집중해 수업을 이끌기가 훨씬 수월하다. 일반 영어교재만으로 진행하는 수업보다 더 효과적으로 아이들의 이해력이나 및 학습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최근 많은 학교에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다양한 학습교구를 이용한 놀이식 수업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당산초 수업 모습.

이러한 놀이식 교육이 인기를 모으자, 교육전문기업에서도 더욱 다양한 초등 영어교구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엔(구 대한교과서), 천재교육, 시사영어사 등이 초등 영어교구재 개발에 적극 나섰고, 초등 영어교육 강화와 영어전용교실 확대 정책에 따라 앞으로 더욱 다양한 교구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초등 3·4학년 영어 검정교과서 발행업체로 선정된 미래엔은 현직 영어교사들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해 기존 교구재의 단점을 보완하고, 실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교구를 개발해왔다. 미래엔 초등 3·4학년 영어교과서를 사용하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구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통교구는 마이크·스펀지 주사위·포인터를 비롯해 비밀주머니·벨크로 앞치마와 영어 대소문자·콩주머니 등으로 구성했다. 요일·날씨·생일·스타 소개하기 등의 포켓차트 교구는 벽에 걸어놓고 교사와 학생이 차트를 옮겨가며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각 학년별·단원별 학습 교구 역시 알파벳·파닉스 카드와 그림낱말 카드·읽기카드 등 다양한 플래시 카드로 학생들의 흥미와 집중력을 높인다. 핸드형 손잡이로 박스케이스를 제작해 손쉽게 이동 및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미래엔 김란 초등영어교과서 개발팀장은 "최근 초등학교 영어교육 환경은 단순한 말하기·쓰기를 벗어나 영어를 통한 창의성 개발이라는 의미로까지 이어진다. 영어전용교실 확산 정책과 이에 따른 멀티미디어 영어수업이 확대되면서 일부 학교에서만 실시됐던 최첨단 학습교구재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자칠판·태블릿PC 등 첨단기기 활용도 늘어

교구뿐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도 속속 초등 영어수업에 등장하고 있다. 분필·지우개 없이 손으로 톡톡 치기만 해도 만화캐릭터가 나타나 문제를 내고 영어노래가 흘러나오는 전자칠판도 그중 하나이다. 휴대하기 좋은 작은 크기에 교과서와 문제집, 사전 등 방대한 학습자료를 동영상·애니메이션 등의 가상현실로 담아낸 태블릿PC 역시 교육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수업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학생 능력에 따라 수준별·적성별 진도 관리가 가능하며 교사와 학생 간에 쌍방향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학생들이 어디서나 그날 학습내용이 저장된 파일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복습하며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정부도 세계 최고의 U러닝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오는 2018년까지 디지털 교과서·전자칠판·태블릿PC 등 U클래스(U-class) 만들기에 수백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재 150개 초등학교에 있는 디지털 교실을 2012년까지 300개교로 확대하고, 2013년에는 전국 초중고교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