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용어가 생소한 팬들을 위해 스포츠조선이 마련한 코너인 '야구탐구생활'. 제2강은 '체크스윙(check-swing)' 편이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타자들은 이날 유독 체크스윙이 잦았다. 롯데 선발투수 사도스키의 슬라이더 및 컷패스트볼이 그만큼 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strong>김현수 체크스윙 딱 걸렸네!<

▶체크스윙≠헛스윙

체크스윙이란 타자가 일단 배트를 내밀었다가 멈추는 동작을 뜻한다. 일단 스윙을 시작한 뒤 원하는 코스와 구질이 아닐 경우 '아차, 아니다!'라는 판단과 함께 황급히 배트를 거둬들이는 것이다. 체크스윙 자체는 헛스윙이 아니다. 심판 판정에 따라 체크스윙이 헛스윙으로 판정날 수 있고, 아니면 그냥 스트라이크나 볼이라는 콜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실전 경기에선 중요 승부처에서 체크스윙 하나 때문에 울고웃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A check swing is often a difficult-to-define judgment call.'

미국쪽 포털사이트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한마디로 체크스윙 판정은 힘든 것이라는 뜻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해놓은 문장도 있다.

'Judging if a batters swings or does not swing is more of an art than a science.'

타자가 (헛)스윙했는지 여부를 판정내리는 것은 과학이라기 보다는 예술 차원의 문제라는 의미다. 스트라이크 세개면 아웃인 것과 같은 수학적 차원이 아니다. 결국엔 감각의 문제다. 그만큼 심판들도 판정이 힘들다는 것이다.

▶체크스윙 판정의 기준

이날 1회에 체크스윙 때문에 미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두산이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김현수. 김현수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에 사도스키의 몸쪽 낮은 변화구가 들어올 때 일단 스윙을 시작했다가 멈췄다. 심판은 헛스윙을 선언했다. 실제 방망이가 돌았는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이 장면에서의 헛스윙 판정으로 인해 두산은 경기 초반 손쉽게 분위기를 이끌어갈 기회를 놓쳤다.

실제 현장의 심판들은 어떻게 체크스윙의 헛스윙 여부를 판단할까. 일단 배트의 헤드 부분이 돌았는지 여부를 본다. 기준점은 홈플레이트로 홈플레이트 앞쪽까지 나오면 보통 헛스윙으로 판단한다. 물론 구심 뿐만 아니라 1,3루심도 이 과정에 참여한다. 방망이 끝이 돌았다면 여지없이 헛스윙이다. 두번째 경우도 있다. 배트 끝머리가 돌지는 않았어도 배트가 날아오는 공과 교차하는 수준까지 앞으로 내밀어진 경우에도 헛스윙으로 인정된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KBO의 한 심판원은 "체크스윙 판정은 정말 어렵다. 야간 경기에 검은색 배트를 쓰는 타자일 경우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퇴선언을 한 삼성 양준혁처럼 손목힘이 좋은 타자는 특히 심판들의 기피 대상이다. 마지막 순간에 번쩍 하면서 배트를 들어올려버리면, 그게 헛스윙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심판은 죽을 맛이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TV 중계의 리플레이 장면 때문에 논란이 자주 생긴다. 대체로 미국은 타자가 치려는 의도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내밀었을 경우에 헛스윙쪽으로 판정하는 경향이 짙은 편이다.

이날 사도스키는 140㎞짜리 컷패스트볼과 136㎞ 안팎의 슬라이더로 두산 타자들의 배트를 마음껏 유혹했다. 체크스윙이 굉장히 많이 나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