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21일 오전부터 최대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반면 남부지역은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보면, 이날 중부지방을 덮은 비구름대는 낮부터 오후 늦게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머무르며 '비 폭탄'을 떨어뜨렸다. 비구름대는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매우 느린 속도로 동쪽을 향해 이동했다.
이처럼 짙은 비구름대가 수도권 상공에 오래 머무르면서,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에만 270.5mm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뜻밖의 호우를 맞은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비 피해를 입었다.
이번 비는 우리나라 북서쪽에 있는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형성된 기압골의 영향으로 내렸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서해상으로 유입된 따뜻한 공기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만나면서 만들어진 비구름대가 느린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비를 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국지성 기습 호우는 기상청의 당초 예상 강수량 등 예보와 크게 다른 것이어서 기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애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30∼80mm 정도의 강수량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예상치의 배가 훨씬 넘는 200mm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이동해 한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며 “일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는 예상을 했으나, 이처럼 많은 비가 오랫동안 내리리라고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