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필드에는 '컬러볼의 역습'이 진행 중이다. 서희경·배경은·김보경·최광수처럼 컬러볼을 쓰는 남녀 프로 골퍼들이 늘고 있고, 작년 5%대이던 컬러볼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15% 정도로 뛰어올랐다.

일본에선 이미 2~3년 전부터 컬러볼이 투어 프로와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컬러볼 시장이 이렇게 커지자 국내에선 일본 용품업체 던롭·투어스테이지와 국산(國産) 볼빅·빅야드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흰색볼과 컬러볼은 제작 과정이 똑같다. 여러 색깔의 안료를 각각 투명한 아이오노마 원수지에 섞은 뒤, 혼합된 수지를 가열과 냉각을 거쳐 작은 알갱이 모양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컬러 수지를 커버 사출기를 통해 코어 위에 입힌다. 이후 코팅 등 마무리 작업을 거친다. (위부터 화살표 방향으로)

몇 년 전만 해도 컬러볼은 겨울철에만 쓰는 '막공'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눈밭에서 찾기 쉽다는 점 외에는 비거리가 떨어지고 스핀도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요즘엔 컬러볼이 궂은 날씨에 사용하기 좋고 골퍼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컬러볼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볼빅 문경안 회장은 "안료의 색깔이 흰색이냐, 다른 색깔이냐만 다르지 제조 공정은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흰색볼과 성능에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왜 예전 컬러볼은 비거리가 떨어졌을까. 20여년간 골프공을 만들어온 류희택 볼빅 상무에 따르면 제작 방법이 달랐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값싼 컬러볼은 공을 일단 다 만든 뒤 빨강이나 주황색 안료를 입혔습니다. 그러면 비거리와 탄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딤플이 없어지게 됩니다. 공이 가다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건 그 때문입니다." 주로 겨울철에 사용돼 공의 탄성이 떨어졌던 것도 원인이다.

볼빅은 흰색·노란색·오렌지색· 핑크색 등 4색(色)을 입히는 법을 소개했다. 공 1개당 입히는 안료의 양은 흰색 0.4g, 노란색 0.33g, 오렌지색 0.34g, 핑크색 0.35g이다.

공 1개의 무게는 45.93g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흰색 볼에는 오히려 안료를 약간 더 넣어야 제 색깔이 나온다. 이 안료를 투명한 아이오노마 원수지에 섞고 혼합해 색상별로 컬러 수지를 만든다.

그리고 이 컬러 수지를 커버 사출기를 통해 코어 위에 입히고 나서 코팅 등 마무리 작업을 한다. 스윙로봇으로 드라이버와 미들 아이언, 웨지로 자체 제작한 흰색볼과 컬러볼을 쳐본 결과 비거리와 스핀양에서 이렇다 할 차이가 없었다. 일본 용품업체도 제작 공정을 밝히진 않았지만 설명은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