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은 15세 이상의 남자들을 교회에 집어넣고 불을 질렀습니다. 불길이 치솟는 교회 옆에서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새댁이 울자 일본 경찰은 차고 있던 칼로 목을 내리쳤습니다. 한 번에 목이 잘라지지 않으니까 두세 번 더 내리쳤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두 23명이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20일 오후 공동역사체험단이 방문한 경기도 화성 제암리 교회의 강신범 목사가 1919년 3·1운동 당시 일어난 '제암리 학살사건'에 대해 설명하자 한국과 일본 대학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두 나라 학생들은 강 목사의 설명을 들은 뒤 교회 뒤편 언덕에 있는 희생자 23위 묘소에 올라가 헌화하고 묵념했다.
일본 대학생들은 제암리 학살사건 당시의 사진과 증언 등으로 꾸며진 영상물을 보고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쇼다 히로요시(31·와세다대 대학원)씨는 "3·1운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제암리 사건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마음이 슬퍼져서 견딜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야겠다"며 묘소 위로 뛰어올라갔다. 증조할아버지가 식민지 시기 조선에서 경찰을 했다는 야마다 아야코(22·세이난대)씨는 "내 조상이 이런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로워졌다"며 "대학 졸업 후 교사가 되어 이런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재일 한국인 3세인 마쓰모토 에리(21·고베여학원대)씨는 "이런 비참한 사건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며 "미래의 한·일관계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하시 요시히로(24)씨는 "희생자들을 위한 기부금을 내고 싶다"면서 교회 헌금함에 돈을 넣었다.
한국 학생들은 매년 2000여명의 일본인이 제암리 교회에 찾아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간다는 강 목사의 설명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용경(21·경희대)씨는 "과거 저질렀던 잘못을 반성하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과 일본에 널리 알려지면 두 나라의 화해와 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암리 학살터, 이젠 평화로운 공원으로
일본군이 무차별 학살했던 제암리 사건!!
엄마랑 버스타고 역사공부 하러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