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난 26일 울릉도 인근 상공에서 미군 공중급유기가 전투기에 공중급유 훈련을 실시했다는데 공중급유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한·미 양국이 지난 26일 울릉도·독도 인근 상공에서 '불굴의 의지' 훈련을 벌이면서 미 공군 18비행단 소속 KC-135 공중급유기가 주한 미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 4대에 공중급유 훈련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공중급유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서울 관악구 독자 박선영씨
A. 전투기가 급유기 아래에 위치해 시속 540~640㎞ 속도를 유지하며 수유구를 급유기 파이프에 밀착시켜 기름을 공급
공중급유는 말 그대로 하늘을 날고 있는 상태에서 항공기에 기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영화 '에어포스 원' 등 할리우드 영화에도 공중급유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요. 공중급유기는 '하늘을 나는 주유소'라 할 만합니다.
지난 26일 미 공군이 공개한 급유 장면을 보면 당시 F-16이 공중급유기 뒤편에서 접근하자 급유기의 승무원이 연료 공급을 하는 긴 막대기 형태의 붐(Boom)을 조작, 전투기의 수유구(受油口)에 밀착시킨 뒤 5~10분씩 급유했습니다.
이렇게 공중급유를 하는 것을 '붐' 방식이라고 합니다. 미군의 F-15나 F-16, 우리 공군의 F-15K, KF-16 등이 이런 방식으로 공중급유를 합니다. 공군의 F-15K, KF-16 등에도 공중급유 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우리 조종사들은 자격증이 없어 공중급유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공중급유는 높은 숙련도를 요구해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 공군 조종사들은 아직 제대로 훈련을 받을 기회가 없어 자격증이 없습니다.
공중급유를 할 때 숙련도가 필요한 것은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면서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알아서 척척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공중급유를 하려면 우선 공중급유기와 급유를 받을 전투기가 일직선상에서 똑같은 속도로 비행을 해야 합니다. 속도는 보통 시속 540~640km로 음속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붐을 통해 기름이 내려가기 때문에 전투기는 급유기보다 약간 낮게 위치해야 합니다. 붐 조작 승무원이 급유기 뒤쪽에 있는 작은 유리창이 붙어 있는 방에서 수유구를 붐에 제대로 밀착시키도록 전투기 조종사에게 이동 방향을 계속 지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급유기 조종사와 붐 조작 승무원, 전투기 조종사 3자 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중급유 시간은 보통 5~10분이 걸리는데 이 시간은 긴장의 순간입니다. 두 항공기의 속도나 고도에 변화가 생기면 급유 도중에 붐이 빠져 기름이 새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이 기름이 전투기 엔진 공기흡입구로 날아들어가면 화재가 날 수 있습니다.
붐 방식 외에 '드로그 앤드 프로브(Drogue & Probe)' 방식도 널리 쓰이는데요. 이 방식은 급유기가 날개 밑에 연료호스를 달고 비행하면 전투기들이 이 연료호스에 접근해 급유를 받는 방식입니다. 갓난아이들이 엄마 젖을 빠는 것에 흔히 비유됩니다. 하지만 붐 방식에 비해 연료 이송량이 적고 이송 속도도 느린 게 단점입니다. 유럽·러시아·중국이나 미 해군 및 해병대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