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울산대 디자인대학 4층 예술관에 마련된 사이버랩(Cyber Lab). 이 대학 시각디자인전공 2학년 김해은씨가 3D작업으로 준비한 학기말 과제작품이 대형 컴퓨터모니터에 올라왔다. 작품주제는 'Morden & Traditional House'.

잠시 뒤 모니터를 통해 일본어로 질문이 쏟아졌다. 일본 규슈산교(九州産業)대학 예술학부 학생들이 현지 사이버랩의 대형 모니터 화면을 통해 김씨의 작품을 보고 궁금한 점을 물어온 것이다. "거실 책장 속에 꽂힌 책을 어떻게 마치 실제처럼 표현할 수 있었느냐"는 등 작품 제작기법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울산대 디자인학부와 일본 큐슈산교대학 예술학부학생들간 실시간 국제 화상수업에서 울산대 전성복 디자인대학장이 일본어 통역을 하고 있다.

김씨는 "책과 비슷한 막대 이미지 그림을 서로 겹치게 배열해 색깔에 명암을 주는 방법을 썼다"는 등 자세하게 답했고 이날 강의 지도교수인 이 대학 전성복 디자인대학장이 일본어로 부지런히 통역했다. 규슈산교대학 이노우에 코이치(井上貢一) 교수도 작품 평가에 참여해 "전통적인 한옥의 느낌에 현대적 이미지를 잘 조화시켜 디자인의 효용성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이날 울산대와 규슈산교대학 간 국제화상수업에는 울산대생 20여명과 규슈산교대생 30여명이 참여해 양측 학생 작품 각 6점씩에 대한 열띤 품평회가 90분간 이어졌다. 전성복 학장은 "해외에 유학하지 않고도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작품을 비교해보면서 세계의 디자인 경향을 이해하고 배우는 소중한 기회여서 학생들이 매우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대학은 지난 5월 초부터 양측의 사이버랩을 통해 광고디자인, 패키지디자인, CG실습, 영상디자인 등 4개 과목에 대해 국제화상수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수업은 여름방학 직전인 지난주까지 과목당 평균 일주일에 한차례씩 모두 4~6회씩 진행했다. 울산대 디자인대학 홍종현씨는 "화상강의를 통해 일본 학생들의 작품 수준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고 향후 자신의 작품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성복 학장은 "일본 학생의 작품 수준을 보고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분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대학은 다음 학기부터 국제화상회의 공동수업을 더욱 늘리기로 하고 다음달부터 서로 다른 두 대학의 기본수업시간(울산대는 50분, 규슈산교대는 90분 수업) 조절 협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