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군사전문기자

Q: 잠수함과 잠수정, 반잠수정은 어떻게 다른가?

20일 천안함 침몰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천안함에 어뢰공격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언론 보도를 보면 잠수함·잠수정·반잠수정이 번갈아 나오는데 잠수함과 잠수정은 무엇이 다르며, 반잠수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서울 구로구 독자 이수희씨)

A: 배수량 300t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잠수함, 미만은 잠수정, 반잠수정은 갑판 부분만 물 위로 내놓고 기동하는 침투용 함정

잠수함과 잠수정은 배수량에 따라 구분됩니다. 국가와 전문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배수량 300t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잠수함〈첫 번째 사진〉(1996년 9월 동해안으로 침투했던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 그 미만은 잠수정〈두 번째 사진〉(북한 유고급 잠수정)으로 분류합니다. 잠수함은 크기가 큰 만큼 탑재 무장이나 항속거리, 승무원 수, 기타 작전능력에서 잠수정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지요. 디젤·전지로 추진되는 재래식 잠수함은 1000~3000t급 함정이,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은 4000~1만t급 함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인 러시아의 타이푼급 탄도미사일 탑재 핵잠수함처럼 길이 171m, 배수량 2만3000~2만6000t에 달하는 초대형 잠수함도 있습니다.

반(半)잠수정〈세 번째 사진〉(북한 반잠수정)은 보통 잠수정보다 작은, 길이 10m 전후의 침투용 함정으로 선체 대부분이 물속에 잠긴 상태에서 갑판 위쪽만 물 위로 내놓고 침투를 합니다. 물 위에서 최대 시속 70~80여㎞의 고속으로 질주하면서 침투나 은닉을 위해 필요하면 일정시간 수심 10~20m 정도까지 잠수를 합니다. 고속으로 기동하면서 잠수 또는 반잠수 상태로 상대방 진영에 무장 또는 비무장 요원을 침투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지요.

지난 1998년 여수 반잠수정 침투 사건을 비롯, 지금까지 여러 차례 북한 무장간첩의 침투 과정에서 반잠수정이 발견돼 격침, 인양됐었습니다.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대동-2급 반잠수정은 경(輕)어뢰 발사관 2문을 갖춰 침투기능 외에 공격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잠수함(정) 전력을 비교하면 숫자상으로는 북한이 월등 우세에 있습니다.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1800t급) 20여척, 상어급 소형 잠수함(325t급) 40여척, 이번에 천안함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어급을 비롯한 잠수정 10여척 등 70여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해군은 1200t급 209급 잠수함(9척)과 이보다 우수한 1800t급 214급 잠수함(3척), 돌고래급 잠수정(150t) 등 10여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독일제로 우리 조선소에서 건조된 해군 잠수함들의 성능은 소음이 작고 최신 전자장비를 갖추고 있어 북한 것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우리 함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방심할 수 없습니다. 특히 로미오급보다 작고 깊이 40~50m의 깊지 않은 수중에서도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상어급 소형 잠수함이나 잠수정은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상어급은 잠수함과 잠수정의 경계선에 서 있는 함정으로 지난 96년 강릉 앞바다에 좌초된 채 발견됐던 것입니다. 직경 533㎜ 어뢰 4기를 장착하고 최장 20일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