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인터뷰]최연소 출마자 한나라당 이단아 후보

서울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아마도 홍대 인근을 떠올릴 것이다. 그 만큼 홍대 주변은 개성과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 27살의 '젊은 미술학도' 한 명이 구의원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바로 마포구 구의원 바 선거구(서교·동교·망원1)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단아 후보다.

이단아라는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단정하고 아담하다(端雅)'는 뜻에서 부모님이 지어주신 원래 이름이다.

성을 함께 부르면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란 뜻의 '이단아(異端兒)'가 된다. 그녀는 "한 집단의 테두리 안에서 깨어있는 생각을 갖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단아'가 되고 싶다"고 입술을 앙 다물었다. 이처럼 아담하고 단정한 외모와는 달리 이 후보의 똑부러진 말투와 당찬 행동은 '20대 여성 이단아'가 아닌 '정치계의 이단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름 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최연소 출마자'란 타이틀이다. 1983년10월생. 아직 만 26살의 젊은 나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지역의 대표자로서 결심했다"며 "홍대 지역은 젊은 층의 문화가 활성화된 지역이기에 이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나 같은 젊은 층"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정치를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어른들의 선입견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후보는 젊음의 패기를 무기로 더욱 열심히 뛰고 있다.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활동이 시작되면서 그녀는 요즘 하루도 빠짐 없이 자신의 선거구인 망원1동과 서교동, 동교동 일대를 돌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망원동 일대의 상인들과 어르신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매일 같이 이곳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후보 등록 이후 붙은 '최연소 출마자'라는 타이틀에 '억대 자산가'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이 후보는 "후보 등록 이후 '젊은 사람이 10억 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직계존속의 재산을 모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 아버지의 재산을 신고하다보니 마치 내 재산인 것처럼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여느 후보들과는 달리 가진 재산이 없기에 선거운동 준비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를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

그래서 선거 캠프도 대학 동기와 선후배들로 꾸렸다. 그녀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함께 하고 있다"며 "돈이 없어 운동원들에게 밥 한 끼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지만 모두들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미술사학이 전공인 이 후보는 구의원이 되면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려 예술지망생과 예술인들이 많은 이지역을 문화 특구로 만들고 싶단다.

이 후보는 "아무래도 내가 그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으니 정책적인 지원으로 연결하기도 쉽지 않겠느냐"며 "내가 그 역할을 반드시 해 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뿐 아니다. 이 후보는 "이전과는 다른 정치를 깨끗하게 하고 싶다"며 "구청 예산 수립과 직행 등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통제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말해 구정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귀를 열고 발로 뛰며 골목골목을 누비고 싶다는 한나라당 마포구의회 이단아 후보. 작은 체구와는 달리 뿜어져 나오는 열정에 '정치계 이단아'의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