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르게 불행하다"고 썼다. 최근 '최성애 박사의 행복수업'(해냄)을 낸 부부치료사 최성애(54) 박사는 "행복한 부부는 제각각 다르게 행복하지만, 불행한 부부는 모두가 비슷하게 불행하다"고 말한다. "행복한 부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쌓아가지만, 불행한 부부는 공통적으로 '비난·방어·경멸·담 쌓기'라는 네 가지 방식을 통해 싸웁니다."

행복한 부부가 되는 법에 대한 이 책에서 최 박사는 "'당신은 항상 그렇지 뭐!'라며 상대를 비난하거나, 상대의 공격에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라고 방어하거나, '어쭈~'라며 상대를 경멸하거나, '그래, 혼자 실컷 떠들어라'며 상대와 담을 쌓는 방식으로 싸우는 부부는 94%가 이혼으로 간다"고 썼다. 이혼하는 부부들이 대개 '성격 차이'를 이유로 들지만 실제로는 '싸우는 방식' 때문에 헤어진다는 것이다. "모든 부부에게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영속적 갈등'이 있습니다. 본인의 실존적 가치나 어릴 때의 경험 등과 연관된 문제는 배우자에게도 양보가 안 되는 거죠. 부부싸움 원인의 69%는 이 '영속적 갈등' 때문입니다. 행복한 부부들은 '영속적 갈등'을 '양보와 타협이 안 되는 부분'의 범주로 갈라놓고 갈등이 불거지면 유머러스하게 불평하는 정도로 대처하지만, 불행한 부부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온갖 문제를 다 끌어들여 싸우는 거죠."

최성애 박사는“이혼도 일종의‘예방접종’이 필요하다”면서“개인·기업·국가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이혼 예방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 박사는 "평상시에 적금 붓듯 서로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쌓아놓아야 한다"고 했다. "싸울 때는 부드러운 어조로 갈등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죠."

최 박사는 1996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인간발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부치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미국 유학 중이던 1984년 조벽 전(前) 미시간 공대 교수와 결혼하면서부터다. "미국에서 한국 전통혼례를 올렸는데 결혼준비를 하다 보니 각국의 결혼문화가 궁금해졌어요. 그때부터 세계의 결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죠." '결혼'에 대한 연구는 '이혼'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당시 미국에서 이혼율이 급증했고, 곧이어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국제심리 및 가족치료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2006년엔 세계적인 부부치료 연구자 존 가트맨 박사가 운영하는 미국 시애틀의 '가트맨 인스티튜트'에서 부부치료사 자격증을 땄다.

각종 기업과 기관에서 '부부치료법'을 강연하면서 대한민국 부부의 행복찾기에 앞장서 온 최 박사 자신은 어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행복하냐고요? 당연하죠. 비결이 궁금하다고요? 신혼 때부터 '이혼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세우고 그에 대한 책임감으로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부부들이 행복하게 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