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한탄강과 임진강 유역의 홍수 조절을 위해 건설되고 있는 한탄강댐과 군남댐의 공사 진척과 더불어 해당 지역 자치단체가 주변 지역 개발과 활용에 나섰다. 환경 파괴 논란과 지역간 갈등으로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는 등 곡절이 많았지만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낙후지역의 발전을 위한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포천시와 연천군은 댐 주변 지역의 정비와 개발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포천시 창수면 신흥리와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사이에 건설하고 있는 한탄강댐은 2014년 완공 예정이다. 1999년 임진강 하류지역 수해 방지 종합대책으로 추진됐으나 환경단체의 반발로 찬반 논란을 거듭하다 다목적댐에서 홍수 조절용 댐으로 규모가 축소돼 2007년 2월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착공 이후에도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작년 5월 소송이 기각돼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3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포천시의 기본계획
포천시는 지난 1월 한탄강댐 주변지역 정비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의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이 계획은 관인면·창수면·영북면 등 3개면의 8개 리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정비사업과 함께 수몰민 이주단지, 큰비가 올 때만 물에 잠기는 홍수터의 활용 방안 등을 담았다. 한탄강댐은 평소에는 물을 가두지 않다가 홍수가 나면 수문을 닫아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홍수터는 활용이 가능하다.
포천시는 주변 지역을 '한여울 자연관광 네트워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탄강을 일주하는 40㎞ 길이의 자전거 도로와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자연·농촌체험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전거 휴게소와 전망대 등도 설치한다. 또 마을별로 민박, 팜스테이, 래프팅, 오토캠핑 타운, 관광 휴게소와 농산물 판매장, 한우 관광목장 등을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홍수터의 경우 야생화단지, 자연캠핑타운, 친환경 공동생산단지, 체육시설, 수변정원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활용 대상은 2.36㎢이다. 이 지역은 홍수가 오면 침수되는 한탄강 주변과 달리 200년 빈도의 홍수에만 물에 잠기고 평소에는 그냥 내버려두기 때문이다. 포천시는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고 산정호수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자리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농지는 수몰 주민들에게 임대하게 될 전망이다.
포천시는 한탄강댐 완공을 앞두고 관인면 지역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작년 9월에 전체 보호수역의 70%가 해제됐고, 나머지도 댐 완공과 함께 해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루어왔던 래프팅사업이나 펜션 등의 입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탄강 포천시 지역에서는 래프팅이 금지되고 있으나, 상류인 철원은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포천시는 보호구역 해제를 계기로 한탄강 일대의 절경과 명소를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연천군 기본계획
연천군도 작년에 한탄강댐, 군남댐 사업에 따른 주변 지역 정비사업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연천의 경우 임진강 군남댐 주변 지역도 포함된다. 작년 9월 북한의 무단 방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목받았던 군남댐은 현재 7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 6월 주요 구조물 공사가 끝나면 홍수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한탄강댐과 마찬가지로 홍수 조절기능을 하게 된다. 이미 정비사업 기본계획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지원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연천군에 따르면 한탄강댐 주변의 경우 '한여울 팜파크' 조성사업, 아트 빌리지 조성사업, 한탄강 주변 정화사업을 추진한다. 연천읍 고문2리에 9000㎡ 규모로 들어서는 팜파크는 연천군이 앞세우는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주제로 선진국형 체험마을을 만들게 된다. 방문객센터, 특산물판매장, 참살이농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아트 빌리지는 한탄강 주변 7개 마을에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도입해 마을 입구 꾸미기, 도로 주변 꽃나무 심기, 벽화 그리기, 특색있는 버스 정류소 조성 등의 사업을 펴게 된다. 한탄강 주변 정화사업은 트레킹과 래프팅 코스를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천군 건설과 최병택 댐 주변 지역 담당은 "아트 빌리지 조성사업은 진행하고 있으며 모두 9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한여울 팜파크, 주변 정화사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천군은 군남댐 주변에도 청정지역의 특성을 살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남토북수 팜 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또 중면 삼곶리에는 친환경 생태마을인 '그린 빌리지'로 만든다. 이들 사업은 올해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군남면 삼거리의 임진강 유원지 조성사업은 현재 보상이 추진되고 있으며, 왕징면 북삼리 나룻배 마을의 체험관 건립도 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