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불광동 국립보건원 부지에 40층이 넘는 랜드마크 빌딩과 실버타운 등이 들어서고, 신촌 일대는 '대학문화 관광특구'로 개발된다.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를 철거한 자리에는 최고 48층 높이 주상복합 건물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9일 서북권 지역 전략거점 종합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불광 지역은 '신(新)생활경제 중심', 신촌은 '대학기반 관광도시', 홍제는 교통체계를 개선한 '자족도시'로 키울 계획이다. 송득범 도시계획국장은 "주거 중심지였던 불광·홍제·신촌 일대에 부족한 도시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주변 정비를 통해 서북권 발전을 선도하는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불광: 웰빙 문화타운 건립
올해 말 충북 오성으로 이전하는 국립보건원 부지(10만9727㎡)는 '웰빙 경제문화타운'으로 개발된다. 이곳에는 사무실·호텔·전시장을 갖춘 40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을 비롯, 노인복지시설인 '어르신 행복타운', 장기전세주택 '시프트'(400가구) 등이 들어선다. '어르신 행복타운'은 체육관, 수영장, 공연장과 취업 알선 사무소, 노인용품 판매점, 의료·건강센터, 치매·중풍 보호서비스센터 등으로 이뤄진다. 이와 함께 공연장, 노인전용 극장, 도서관, 쇼핑 시설 등도 입주시켜 문화·소비생활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삼성동 '코엑스몰'과 비슷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87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 부지를 지난 2008년 2023억원에 사들였으며, 이 중 녹지를 뺀 6만8000㎡를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 공모와 설계에 들어가 내년 착공, 2014년 완공할 계획.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는 당초 1100가구를 책정했으나 400가구로 규모를 줄였다.
서울시는 "타운이 완공하면 고용창출 효과가 79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하철 3·6호선 환승역 불광역 일대는 도로와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늘리고, 인근 서부터미널은 기존 기능을 유지하면서 문화·판매 시설을 들여 개발하기로 했다.
◆신촌: 대학 기반 관광도시
대학들이 몰려 있는 신촌 지역의 경우, 서대문구 창천동과 대현동, 마포구 노고산동 일대 54만㎡를 올해 안에 '관광특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관광안내소를 곳곳에 설치하고 기존 모텔들을 관광호텔로 바꾸도록 자금을 지원한다. '관광특구'가 되면 각종 축제지원금이 나오고 업소의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진다.
신촌복합역사~경의선 공원으로 이어지는 1.1㎞ 도로는 대학문화 특성이 잘 드러나는 보행자 중심 공간인 '글로벌 아카데믹 스트리트(Global Academic Street)'로 재단장하기로 했다. 경의선 공원은 용산~상암으로 이어지는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생기는 공간으로, 녹지로 꾸며진다. '연고전' 같은 대학축제 등을 국제적 축제로 육성하고, 연세대 주변은 관광·문화, 이화여대 주변은 의류·쇼핑 공간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카페·음식점·노래방 등 신촌 거리에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기존 상점들을 테마별로 계획적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제: 고가 철거 후 초고층 빌딩 건립
서대문구 홍제역 일대(20만557㎡)는 '자족도시'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해 정비사업 기간을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그동안 지역발전에 걸림돌이었던 홍제고가도로를 내년까지 철거하고 버스중앙차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내부순환도로 진출램프를 신설하고 모래내길 확장 등 우회로를 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내년에 철거되는 유진상가 자리에는 36~48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4개가 들어선다.
홍제천 변에는 공원을 만들고, 홍제역 지하보도를 늘려 홍은사거리까지 350m 구간을 지하로 오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홍제 역세권에는 업무·상업공간을 3.8배 늘리고, 의료·금융시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