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1월을 가리키는 '재뉴어리(January)'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나왔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서 문(門)의 신인데,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전설에 의하면 야누스는 사투르누스 신에게서 미래와 과거를 다 볼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고 한다. 해가 바뀌는 1월은 지난해를 반성하고 올해의 일들을 계획하면서, 새로운 한 해로 들어가는 문과 같은 시기이기 때문에 야누스의 달이 되었을 것이다.
원래 로마의 달력에는 열 달밖에 없었다고 한다. 겨울은 황량한 시기여서 아예 달에 포함되지도 않은 일종의 빈 시간 취급을 당한 모양이다. 로마의 창시자 로물루스에 이어 두 번째 왕이 된 누마 폼필리우스는 기원전 713년경에 '야누아리우스'와 '페브루움(februum·영어의 February)'이라는 두 달을 만들어 기존의 열 달 앞에 추가시켰다. 페브루움은 로마의 정화 의식인 페브루아(Februa)가 열리는 시기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해서 그때까지 일년의 첫 번째 달이었던 마르티우스(Martius·영어의 March)가 세 번째 달로 밀려났다.
대개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름만 바꾼 경우가 많지만, 야누스는 그리스 신화에 대응하는 신이 없는 거의 유일한 신이다. 로마의 초기 시대에는 야누스가 신들 가운데에서도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고, 그래서 종교의식에서도 다른 어느 신보다도 먼저 제물을 받았다. 이 신은 모든 것의 시초를 상징해서 세계의 시작, 새로운 삶의 시작, 새로운 시대의 시작, 혹은 새로운 사업의 시작을 주관한다. 또 지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므로 변화와 진보, 새로운 비전을 상징하기도 한다.
2010년이 밝았다. 우리가 기획하는 한 해의 일들이 모두 잘 이루어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