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2월 18일자 A1면에서 "제15차 유엔기후협약회의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등 핵심의제 타결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전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과거 지구 빙하기의 원인과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대구시 중구 독자 김동욱씨

A: 빙하기는 지구자전축 변화 등으로 지구온도가 변하면서 생긴 현상, 지구온난화는 지구온도변화와 함께 화석연료 소비증가에 따른 현상


브라이언 페이건 著 '기후는 역사를 어떻게 만들었는가'에서 소빙하기의 첫 겨울 추위가 대단했던 1565년의 '눈 속의 사냥꾼'을 그린 그림.

먼저 과거 지구 빙하기(glacial age)는 지구 전체의 온도가 내려가 남·북극과 높은 산악지대의 빙하가 확장됐던 시기를 말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다소 올라가 덜 추운 시기를 간빙기(interglacial age)라고 합니다. 지구 전체의 온도가 변함에 따라 북극 근처의 그린란드의 경우, 서기 1000년쯤에는 온도가 많이 올라가 농사를 지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구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겪었습니다. 학자들은 빙하기의 주기를 약 4만년으로 봅니다. 빙하기라 해서 사람을 포함한 생물이 멸종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꺼운 빙하층이 보다 넓게 확장되는 것이지 전 지구를 덮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기후가 그렇듯이 빙하기 중에도 따뜻한 날씨가 일시적으로 찾아옵니다.

빙하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유는 지구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이유를 지구와 태양과의 관계에서 찾습니다. 지구가 에너지의 원천인 태양으로부터 빛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지구 온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여름과 겨울이 지구 자전과 공전의 조합으로 결정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지구와 태양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공전 궤도, 자전 궤도가 주기적으로 달라지면 지구 전체 온도도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지구의 자전축이 고정돼 있지 않고 4만년을 주기로 22.1~24.5도 사이에서 변한다고 설명합니다. 기상청 신임철 연구관은 "자전축이 바뀌면 햇빛이 지면으로 입사되는 각도가 달라져 지구 온도 변화의 요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 궤도도 10만년을 주기로 변합니다. 1958년 사망한 세르비아의 수학자 밀란코비치(Milankovitch)는 이런 지구 자전과 공전의 주기적 변화를 묶어서 지구 온도의 주기적 변화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이 같은 밀란코비치의 설명을 근거로 일부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지구의 온도 변동에 따른 현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지구가 햇빛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지구의 온도가 오르내리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밀란코비치의 이론은 사람의 힘으로 지구 온난화를 제어할 수 없다는 주장의 주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90ppm(1ppm은 1만분의 1%)인데 300ppm까지는 밀란코비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인위적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석유 등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지구온도가 2도 올라가면 해수면이 최대 9m 상승하는 파국이 온다"고 지구온난화의 '인류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