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국토교통상은 12일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을 국제 허브(hub·거점)공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허브공항이란 항공기가 이동할 때 필수적으로 거쳐가는 지역 중심 공항을 말한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브공항 추진 배경에 대해 "일본엔 허브가 없고 (한국의) 인천공항이 일본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현재 수도권 국제공항인 나리타(成田)공항이 도심에서 멀고(특급 열차로 1시간), 내륙에 있는 공항이라 주민 반발로 확장도 어려워 허브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현재 일본 지방에서 유럽으로 가는 일본인 상당수는 나리타가 아닌 인천에서 유럽행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다. 하네다공항을 키워 인천공항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겠다는 뜻이다.
하네다공항은 나리타공항과 사정이 정반대다. 도쿄 오타(大田)구에 속하는 하네다는 도심 접근 시간이 열차(도쿄모노레일 쾌속 기준)로 18분 정도 걸리며, 교통 비용도 편도 470엔(약 6100원)으로 2940엔(3만8000원·도쿄익스프레스 기준)에 달하는 나리타공항에 비해 싸다. 또 도쿄만(灣) 매립지에 위치해 확장이 용이하고 소음 문제가 거의 없어 동북아시아에서 경쟁력이 강한 공항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나리타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국제선은 나리타', '국내선은 하네다'란 '내제(內際)분리' 원칙을 세워놓고 하네다의 국제선 확장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왔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날 하네다 허브 계획에 대해 "일본 항공 행정의 전환을 뜻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