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支)는 언제 어떻게 정해졌나요? 또 왜 12지에 해당하는 동물들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한자를 쓰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경기 수원시 독자 임명호씨
A: 중국 은나라 때부터 널리 사용, 12지가 먼저생기고 동물과 연결해 관계없는 한자를 사용
12지는 자(子·쥐)·축(丑·소)·인(寅·호랑이)·묘(卯·토끼)·진(辰·용)·사(巳·뱀)·오(午·말)·미(未·양)·신(申·원숭이)·유(酉·닭)·술(戌·개)·해(亥·돼지)를 말합니다. 12지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추론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12지가 별자리의 운행, 날씨의 변화 같은 자연의 순환을 관찰하고 그 순환주기를 표기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것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12지는 중국에서 발생해 은(殷)왕조에 이르러 널리 사용됐고 한대(漢代) 중기에 와서 12지를 시간과 방위 개념에 연결시켰다고 합니다. 12지를 동물과 연결시킨 것은 후한(後漢) 때 왕충(王充)이 쓴 《논형(論衡)》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이것이 한국과 일본, 북쪽으로는 몽골, 남쪽으로는 인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전해지고 멀리는 멕시코까지 전파됐습니다. 먼저 12지가 생기고 뒤에 동물들을 연결시키다 보니 12지의 한자가 동물들과 관계가 없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우리만의 독특한 양식과 형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2지 동물을 시간을 나타내는 신(神)으로, 사신(四神)을 방위신으로 삼았는데 우리는 사신을 따로 두지 않고 12지 동물을 시간신이자 방위신, 수호신으로 두고 있었고, 용도와 복식도 중국과 차이를 보입니다.
열두 동물이 쥐, 소, 호랑이, 토끼의 순서로 이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합니다. 옛날 하늘의 대왕이 정월 초하루 천상의 문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동물부터 지위를 주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느린 소는 하루 전날 밤길을 나섰고, 머리 좋은 쥐가 소 등에 올라탔다가 도착하기 직전 뛰어내려 가장 먼저 문에 도착했다는 것이지요.
동물의 발가락 수를 기준으로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쥐는 앞뒤 발가락 수가 다른데, 앞발은 홀수, 뒷발은 짝수이기에 특이하다고 해서 맨 먼저 자리를 잡았고, 그 뒤로 소(4), 호랑이(5), 토끼(4), 용(5), 뱀(0), 말(7), 양(4), 원숭이(5), 닭(4), 개(5), 돼지(4)의 순서로 발가락 숫자가 홀수와 짝수인 동물을 서로 교차하여 배열한 것이지요.
또 각 동물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했다는 설도 전합니다. 예를 들어 자시(밤 11시~새벽 1시)는 쥐가 제일 열심히 뛰어다니는 때이고, 축시(새벽 1시~3시)는 밤새 풀을 먹은 소가 아침 밭갈이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