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이는 벌써 정석을 뗐다던데…" "고학년에 올라가더니, 수학 성적이 떨어졌어요."

초등학생 수학 공부, 어떻게 시켜야 할까? 서울 신내초 최광호(45) 교사와 함께 초등 수학 지도법에 대해 알아봤다.


초등 저학년(1~3학년)

최 교사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수학을 재미있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아이 개개인의 능력과 발달에 맞춰 학습 계획표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초등 저학년이 해야 할 활동은 수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하나, 둘, 셋… 을 의미 없이 읊는 것보다 물건을 하나씩 옮기며 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순서대로, 거꾸로 수를 세어보고 묶어세기(2, 4, 6…)도 해보면서 수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되죠. 이런 활동에 능숙해지면, 손으로 직접 물체를 옮기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수를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초등 저학년 수학의 특징은 실생활에 적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수와 연산, 도형, 측정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 가능하다. 아이와 함께 공원에 나가, '남자 어린이가 여자 어린이보다 몇 명 더 많지?' '공원에 있는 사람은 모두 몇 명일까?'라고 질문해보자. 우리의 실생활과 수학이 밀접한 관계임을 아이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은 단계를 밟아야 하는 과목이다.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으면, 문제 풀이, 심화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어렵다. 최 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는 도형의 이름, 길이의 단위, 무게의 단위, 시간 등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고학년으로 진학했을 때 흔들리지 않는다"며 개념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등 고학년(4~6학년)

초등 고학년으로 진학한 아이가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그동안 문제 풀이 중심으로 학습하지 않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면, 문제해결력이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응용·심화 문제에는 약해진다.

"6학년 교과과정인 분수의 나눗셈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진분수, 가분수, 대분수, 통분 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고학년 수학을 지도할 때는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선행학습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시작한 선행학습이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최 교사는 지적한다.

"선행학습한 학생이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난 이미 다 아는 내용이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문제를 주고 풀이과정과 공식을 설명하게 하면 쭈뼛거리기 일쑤입니다. 점수 향상을 위해 공식만 달달 외워 문제를 푼다면, 수학 실력이 좋아질 수 없어요. 선행학습은 학생의 능력과 진도에 맞춰 계획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