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복을 입고 종합격투기 무대에 등장하는 박원식 (사진제공- 엠파이트)

태권도 기술도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에서 통할까?

타격은 물론 메치기와 조르기, 관절꺾기까지 허용되는 종합격투기에서 이제까지 태권도 기술은 찬밥 신세였다. 상대적으로 궤적이 큰 태권도 발기술은 상대의 '테이크다운(상대를 넘어뜨리는 모든 기술의 총칭)' 공격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권도의 기술도 종합격투기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주장하는 종합격투기 파이터가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박원식(22, UF짐/동천백산). 최근 국제전 7승 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종합격투기 파이터다. 지난 23일 일본에서 치른 일본인 선수와의 경기에서도 가볍게 승리했다. 미국 UFC에서 활약하는 '스턴건' 김동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박원식은 "일본에는 많은 선수들이 자기가 수련한 유도, 가라데를 자랑으로 여긴다. 그러나 한국 파이터들은 태권도를 수련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쉬워하고 "종합격투기에서 태권도 기술을 활용해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원식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8년 간 수련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선수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당시 울산의 파벌 문제가 꼬이는 등 여러 이유로 꿈을 접어야 했다고 밝힌다.

주짓수, 킥복싱, 무에타이 등 다양한 무술을 접한 박원식은 어렸을 때부터 수련해 몸에 익은 태권도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나는 엘리트 태권도인은 아니지만 태권도는 내가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활약할 수 있게 하는 근본이다"라고까지 말했다.

그렇다면, 박원식이 밝히는 종합격투기에서 유용한 태권도 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앞발 돌려차기'와 '뒤차기'다. 박원식은 "사이드 스텝 밟고 앞발 돌려차기는 굉장히 빠른 기술이어서 익숙지 않은 상대들에게 좋은 공격이 될 수 있다. 뒤차기는 카운터 공격으로 한 방에 상대를 KO시킬 수 있는 위력이 있고 실패시 역습 당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좋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위험 부담은 있지만 나래차기나 뒤후려차기 등도 종종 쓰면 효과가 있다고.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태권도 기술은 쓸모없다. 이것은 태권도가 실전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에 대해 박원식은 할 말이 많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종합격투기 무대가 어떤 무술 하나만 익혀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글이라는 점. 즉, 태권도뿐 아니라 레슬링, 복싱, 유도, 무에타이, 주짓수 등 어느 한 종목만 가지고는 백전백패라는 얘기다. 국내팬들이 타 무술 종목에는 관대하면서 태권도만 가지고 '종합격투기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을 박원식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종합격투기 무대는 어떤 무술이든 하나만 익혀서 승부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종합격투기 체계에 잘 녹인다면 태권도 기술 역시 다른 무술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위력적이고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에 앞서 등장할 때 태권도복을 입는 박원식에게 남은 과제가 있다면 태권도 기술을 종합격투기에 녹여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태권도의 장점을 내 기술에 녹이고 이것이 실제 경기에서 활용된다면 남들이 갖지 못하는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라는 박원식은 태권도복을 입고 세계 최고의 무대 UFC에 등장해 상대방을 위력적인 뒤차기로 KO시키는 모습을 그리며 오늘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박원식은 앞발 돌려차기와 뒤차기 등이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유용하다고 말한다. (사진제공- 엠파이트)

이교덕 태권도조선 기자 doc2ky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