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과 중복·말복은 원래 10일 간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차이로 한 단계 뛰어넘어, 이것을 '월복'이라고 한다는데 '월복'이 무슨 뜻인가요?
― 서울 창전동 독자 이광영씨
A : 중복과 말복 사이 입추(立秋)가 끼어 생긴 현상
삼복의 날짜는 하지(夏至)와 입추(立秋)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하지가 지난 다음 3번째 경일(庚日·경자가 드는 날)을 초복(初伏), 4번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고 합니다. 경일은 10일 간격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복날도 10일 간격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초복에서 중복까지는 10일,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합니다. 이는 초복·중복은 하지를 기준으로 하지만, 말복은 입추가 지나야 자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올해 하지는 양력으로 6월 21일이었습니다. 하지 이후로 3번째 경일은 7월 14일 경신(庚申)일로 초복이었습니다. 중복은 하지 이후로 4번째 경자가 드는 7월 24일 경오(庚午)일이었습니다. 말복은 보통 중복 10일 이후에 돌아오기 때문에 예년 같으면 8월 3일 경진(庚辰)일이 말복이 됐을 겁니다. 하지만 올해 입추는 8월 7일이고, 말복은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이기 때문에 8월 13일 경인(庚寅)일이 말복이 된 것입니다.
복날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 하여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에 놀러 가는 풍습이 있습니다. 천간(天干·십간) 중 경일을 복날로 삼은 이유는 경(庚)의 속성이 오행(五行)으로 볼 때 금(金)이고,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조선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기원전 679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城) 사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라는 내용이 전합니다. 일년 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오늘은 말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