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에서 상반되는 두 아빠의 모습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래미안에서는 일명 ’애기똥풀 아빠‘가 등장한다. 산책을 하다가 아이가 길가의 꽃을 보고 잡초라 하자 아빠는 자상하게 “이건 애기똥풀”이라고 가르쳐준다. 즐거워하는 아이를 목마 태우고 “연예인보다 꽃 이름 더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라며 집을 향한다. 아이를 위한 모범적인 부모의 심정이 나타났다.
KT광고에서는 일명 '올레 아빠'가 등장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에 함께 가는 아이와 아내를 보내며 아빠는 아쉬운 듯 눈물을 찔끔거린다. 그러나 아이와 아내가 등을 돌리고 버스로 향하자 아빠는 이내 양팔을 높이 들고 쾌재를 부른다. "올레!"라고.
래미안 마케팅 백선정 차장은 “광고를 통해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가족 사랑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며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 가자는 캠페인을 소소한 모습을 통해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두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조금씩 갈린다. 전반적으로는 래미안 광고가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는 부모의 마음을 소소한 일상을 통해서 그렸고, KT광고가 상식을 깨는 남편, 아빠의 모습을 통해 솔직한 기혼남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하지만 ‘애기똥풀 아빠’가 모범적이고 좋은 아빠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공감은 ‘올레 아빠’에 더 크게 간다는 사람들도 있다.
부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전 모(43)씨는 “올레 광고를 보고 적잖게 웃었다. 아내 등 뒤에서 ‘올레’라 외치는 장면을 보고 내 아내는 볼멘소리를 했지만, 아내 자신도 ‘올레’ 외치는 남자에게 공감했다”며 “교과서적인 가족 이야기가 아닌 쉽게 공감 가는 소재가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딸 아이를 하나 둔 김모(36)씨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잠시나마 가족으로부터 해방감을 맛보려는 올레 아빠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며 “웃기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일면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했다.
KT 홍보부 김철기(39)차장은 “사원들이 모두 모여 하나 하나 광고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공감하는 주제로 웃음을 주기 위해 만든 광고”라며 “남성중심적 광고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냥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언론학부 오주섭(57)교수는 "광고는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기 마련이고, 두 광고에서 오늘날 가족에서 아빠의 모습이 어떤가를 찾아 볼 수 있다"면서 "래미안 광고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올레 광고에서는 웃음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려는 시도가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