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태권도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기 태권도를 국민에게 친숙한, 나아가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화 컨텐츠로 만들려는 노력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것. 혹자는 "태권도계에 르네상스가 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태권도 품새를 수련인들이 즐겁게 익히도록 하려는 노력도 이에 속한다. 특히 품새에 대중적으로 친숙한 음악을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품새에 경쾌한 음악을 덧입힌 '태천무(http://club.cyworld.com/tcmtkd)'를 런칭한 김태오 강사도 품새 대중화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열혈 태권도인 중 하나다. 초등학생에 그치지 않고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도 친숙하게 품새를 배울 수 있도록 작곡과 편곡까지 독학으로 익혔다.

김태오 강사는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도장을 다니던 친형이 학원으로 옮기면서 형을 대신해 태권도를 배우게 됐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시작한 태권도,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체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5년 가까이 태권도와 함께하면서 공인 4단이 됐고 태권도 사범 생활도 했다.

사범 생활 중 김태오 강사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품새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했다. 딱딱한 품새만으론 어린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태권도를 초등학생만 익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태권도가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김태오 강사는 "초등학생들이 태권도를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수련층을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넓히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신나고 경쾌한 음악에 품새 동작을 맞춰보는 것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김태오 강사는 여러 도장에서 처음에 친숙한 대중음악에 맞춰 학생들에게 품새를 가르쳤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수련생들의 반응은 꽤나 좋았다. 음악의 박자에 리듬을 맞추면서 절도 있는 동작으로 품새를 금세 익혀나갔다.

그러다가 태권도를 익힌 자신이 품새에 맞는 곡을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일반 대중음악보다 태권도 품새를 익히는 데 더 좋은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2008년 8월 음악에 맞춰 품새를 익히는 '태천무(跆天舞)'를 만들고 여러 도장에 세미나를 다니면서 전파하는 동시에 음악 공부에 들어갔다. 음악에는 완전히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콩나물 그리기부터 시작해야 했다. 낮에는 여러 도장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밤에는 작곡가 지망생으로 변신해 품새에 어울리는 음악 만들기에 열중했다.

"많은 수련층이 관심을 갖고 즐겁게 배우려면 어떤 음악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힙합이 좋겠다고 결정했어요. 그리고 그 동안 공부한 걸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었죠"

김태오 강사는 최근 태극 1장~8장에 맞춘 힙합풍의 8곡을 작곡했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했다. "힙합 품새를 만들어서 소개하는 단계인데 벌써부터 반응이 좋아요. 곡의 이름은 아직 다 안 붙였지만 하나같이 애착이 갑니다"라면서도 그중에서도 유독 태극 6장의 배경곡인 '파티(Party)'가 가장 맘에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태오 강사의 목표는 수련층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음악으로 품새의 딱딱함을 완화해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태천무는 프랜차이드 도장에 음악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에는 연합회가 생기는 등 태천무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김태오 강사는 내년 태천무 본관인 '태천무 태권체조교실'을 열 계획이다. 본관을 중심으로 품새를 흥겹게 익히도록 하는 태천무를 널리 보급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태천무를 통해 국기 태권도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태권도인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힘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