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과 2할9푼9리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한다. 타격에 눈을 떠야 3할을 친다고 한다. 그만큼 3할대는 타자 능력의 잣대라 할 수 있다.



20일 현재 타격선두는 LG 박용택이다. 3할7푼3리, 12홈런, 50타점을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는 2할5푼7리, 2006년에는 2할9푼4리였다. 3할은 2004년 딱 한번 올렸다. 정확히 3할이었다.



그렇다면 타격에 눈을 떴다는 이야기다. 무엇에, 어떻게 눈을 뜬 걸까.

 ▶한눈에 달라진 기록들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은 좌완 상대 타율이다. 지난해 2할5푼, 올해는 3할6푼4리다. 물론 오른손 투수에게도 강하다. 지난해 2할5푼3리, 올해 3할6푼8리다. 좌-우완 상대로 타율의 변화가 없다. 좌타자인 박용택의 가장 큰 변화다.

타석에서의 집중력도 달라졌다. 지난해 1할9푼1리였던 득점권 타율이 4할6푼3리로 껑충 뛰었다. 또 타수당 0.16개였던 삼진수는 0.12개로 줄었다. 타격의 정확성에서 질적인 변화가 있었다.

 ▶상황별 타격의 위력

박용택은 두가지 타격폼을 갖고 있다. 기교파나 왼손을 상대할 때와 우완 정통파를 상대할 때가 다르다. 상황별로도 방망이를 다르게 돌린다.

우선 왼손과 변화구 투수 상대법을 보자. 철저히 맞히는 타격을 한다. 스탠스를 넓게 벌리고 내딛는 오른쪽 다리의 움직임을 줄인다. 테이크백(타격시 배트를 뒤로 빼는 동작)도 짧다. 이러면 공을 맞힐 때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공을 끝까지 보고 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난해까지 쥐약이었던 변화구 대처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이유다. 또 왼손투수의 공에도 적응력이 생긴다. 삼진은 당연히 적어진다.

파워피처와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힘으로 밀어붙인다. 일단 스탠스를 줄인다. 오른발은 뒤로 당겼다가 내딛는다. 타격순간,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타격궤도도 커진다. 이러면 구질에 따른 대처와 정확성은 떨어진다. 이 약점을 수싸움으로 커버한다. 어차피 파워 피처는 변화구보다 직구 위주로 피칭을 한다. 그 중 하나만 노리고 들어가는 것이다. 2004, 2006년 16개가 최다였던 홈런이 벌써 12개가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근본은 밸런스

이같은 타격의 바탕은 오른쪽 어깨와 팔이다. 지난해와 달리 타격할 때 박용택의 오른쪽 어깨는 움직임이 없다. 왼팔은 몸에 붙어서 나온다. 타격에서 기본중의 기본이다.

오른쪽 어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 공을 몸쪽에 받쳐놓고 친다. 팔이 붙어나오면 몸쪽 공 공략이 가능하고, 타구에 힘이 실린다.

이런 폼이 가능한 건 한가지 이유다. 하체가 안정됐다. 하체가 상체의 모든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잡히게 된 원인 중의 근본이다.

사실 한가지 스탠스만 갖고 3할 이상을 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 스탠스의 변화는 안정된 밸런스 속에서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올해 박용택은 타격에 눈을 떴다.

< 스포츠팀ㆍ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