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78)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새마을운동본부 중앙회장을 지낸 전경환(66)씨가 작년 2월부터 간암을 앓고 올해 초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중이다.
전경환씨는 5공 시절 최고 권력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당시 새마을운동본부는 ‘제2의 청와대’ ‘등촌동 왕국’이라고 불렸다. 매일 300~400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그를 만나기 위해 새마을운동본부에 찾아왔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던 권력은 6공 들어 ‘5공비리 청산’ 바람에 날아갔다. 전경환씨는 새마을 비리와 관련 7년형을 선고받고, 3년 6개월간 실형을 살다 감형으로 풀려났다. 2000년 대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하고, 이런 저런 사기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월간조선 7월호는 전씨가 입원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병원을 찾아가 전씨를 만났다. 전씨는 올 초 서울대 병원에서 퇴원하고 이개인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장기입원이 어려운 종합병원 규정과 병원비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전씨는 다른 사람의 이목을 부담스러워해 1인실에 입원중이다. 전씨의 부인 손춘지 여사가 남편을 잘 돌보고 집안을 잘 꾸려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손 여사라면 끔찍이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에서 만난 백발의 전경환씨는 구부정한 허리에 힘이 없는 모습이었다. 옆에서는 간병인이 아침식사를 도와주고 있었다. 다음은 간병인과 나눈 대화내용이다.
-전 회장님 건강이 어떻습니까.
"올해 초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현재 양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해서 휠체어를 타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요."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혼자서 움직일 수 없어서 간병인들이 부축을 해줘야 합니다. 오전, 오후에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병실을 나가는 것 외에는 항상 간병인이 옆에 있어야 합니다."
-손 여사는 자주 오시나요.
"그럼요. 매일 오시는데, 아침저녁으로 나눠서 오세요."
간병인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전경환씨는 숟가락을 들고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숟가락을 드는 것도 힘든지 팔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근황을 듣기 위해 왔다”고 하자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숟가락을 놓고 오른 손을 들어 악수를 청했다. 나무토막처럼 단단했다던 전씨의 손은 완연히 노인의 손이었다. 악수하는 손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전경환씨에게 문병 오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처음에는 많았어요. VIP들이 간병인들에게 봉투를 많이 주고 가서 간병인들이 신났죠. 그런데 이제는 거의 안 와요. 부인만 드나드는 거죠."
전경환씨의 부인 손춘지 여사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로 잠깐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제 남편은 이제 아무 것도 못합니다. 지난해 초부터 간암의 일종을 앓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혼자 거동하기 어렵습니다.”
-자제분들과 교대로 간병을 합니까.
"저희 애들은 공교롭게 직장이 모두 외국이에요. 아무도 없어서 제가 혼자 다녀요. 저희 부부 두 명만 적적하게 살고 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가끔 왕래를 합니까.
"가끔 뵙죠. 저희 남편이 투병중이니 요새야 못 뵙죠."
-전경환씨가 몇년간 구설수에 휘말렸는데요.
"그 얘기는 말씀 드릴 게 없습니다. 관심을 가져줘서 정말 고맙지만, 지금은 남편 치료만 신경쓰게 해 주세요."
※기사 전문은 월간조선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