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8일(현지시각) 데이터 전송속도가 한층 빨라진 신형 '아이폰3G S'를 공개했다. 애플은 또 기존 아이폰 제품의 가격을 절반인 99달러(약 12만5000원)로 내리는 파격적인 가격인하도 단행했다.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킨 애플이 신형 모델과 가격 인하를 내세워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인하로 아이폰의 수요가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왕년의 스마트폰 강자인 팜도 지난 주말 신형 스마트폰 '팜 프리'를 출시했으며, 노키아와 삼성전자 등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이 침체된 세계 IT 경기를 회복시킬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팜, 신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

애플은 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사(自社) 주도의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지난주 내내 미국 언론을 달구었던 신형 아이폰을 공개했다. 신형 아이폰은 기존 아이폰보다 2~3배 빠른 속도로 각종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으며, 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동영상·음악 다운로드 기능, 배터리 성능도 크게 개선했다. 휴대폰을 잃어버렸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PC에서 원격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애플은 신제품을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대당 199달러 또는 299달러에 판매하며 8월부터는 영국·프랑스 등 세계 8개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기존 모델에 대한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시장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애플은 작년 한 해 동안 137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 단번에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도약했으며, 내부적으로 이번 가격 인하를 통해 아이폰 판매량이 최고 2배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팜은 지난 주말 '팜 프리'라는 신모델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팜은 주말에만 7만5000대가 넘는 제품을 판매,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삼성전자LG전자도 급부상하는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뛰어난 화질을 강조한 옴니아폰 신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으며, LG전자도 하반기 내에 10여 개 모델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사의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필립 쉴러 수석부사장이 ‘아이폰 3G S’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한국, 세계 스마트폰의 각축장 될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블랙베리(BlackBerry)'가 작년 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애플·노키아·대만 HTC 등 스마트폰 상위 5위권 기업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를 포함해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무대)로 삼아 한판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업체들도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아이폰의 국내 진출이다. 애플은 작년부터 SK텔레콤·KT 등 국내 통신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서비스 수익 분배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은 진출시기를 점치기 힘든 상태다.

하지만 아이폰은 이미 '아이폰 마니아'가 등장할 정도로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신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 코리아 관계자는 "아이폰이 언제 한국 시장에 들어오느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애플은 언제든지 한국 시장에 진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smart phone)

인터넷 검색, 이메일 전송, 일정관리 등 컴퓨팅 기능이 강조된 휴대폰으로 쉽게 말해 손안의 PC다. 스마트폰은 통신기술뿐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