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봉중근(29)의 호투에도 이기지 못한 LG, 승률 제도 때문에 두 번 울었다.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양 팀은 연장 12회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률 계산상으로는 양 팀 모두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봉중근의 9이닝 1실점 호투를 등에 업고도 이기지 못한 LG 쪽이 좀더 아쉬운 경기였다. 반대로 한화는 여러 가지 희망을 가져다준 패배를 안은 셈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봉중근의 호투는 눈부셨다. 4회초 김태완에게 맞은 홈런이 마지막 안타일 정도였다. 4회까지 3안타를 산발시키고, 5회 1사 후 포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후부터 14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이에 반해 LG 타선은 11안타를 치고도 단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결단코 타선이 침묵했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득점 응집력이 없었다는 게 흠이다. 게다가 병살타 5개, 주루사 2회가 경기를 그르쳤다.

한화로서는 소득이 많은 패배였다고 할 수 있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 나선 정민철이 5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했다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다. 공을 이어받은 양훈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브래드 토마스가 1이닝 3삼진으로 건재를 과시한 것도 한화의 수확이다. 타선이 봉중근에게 철저하게 눌린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LG는 에이스의 호투에도 팀 타선 탓에 승리를 놓쳤다는 인상이 깊은 반면, 한화는 타선이 침묵한 가운데서도 투수진 덕에 상대에게 손해를 준 결과를 낳았다. 이런 경우를 가리켜 ‘동상이몽’ 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LG에게는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5시간 58분의 혈투를 벌여 13-13으로 비긴 기억이 있다. 같은 무승부지만 그 당시에는 질 뻔한 경기를 저력으로 따라잡았다는 희망을 얻었고, 이날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는 실망을 안게 됐다.

승률계산 시 무승부가 제외되면 이기지 못해 아쉬울 뿐이지만, 이렇게 패로 간주되면 헛수고에 그치지 않고 불이익까지 당하게 된다. 야속한 것은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각 구단이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24일 잠실경기장에서 열렸다. LG 트윈스가 연장 12회 1-1 무승부 경기를 펼치며 경기 종료후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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